“성장엔진 꺼뜨려놓고 옛 정권 탓”

  • 입력 2006년 6월 19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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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덕우 전 국무총리가 18일 “노무현 정부는 분배문제 개선을 위해 한 일은 별로 없으면서 옛 정권 탓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륜이 부족한 현 정부가 정책 순위를 잘 정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성장을 도외시하고 분배만 강조하는 건 자동차 엔진을 꺼놓고 차의 방향을 틀자는 얘기”라는 말도 했다.

남 전 총리는 이날 한국선진화포럼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사실과 다른 허수아비를 치지 말라’는 칼럼 및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그는 칼럼에서 “과거 정권이 고도성장 정책만 강조하느라 사회보장제도를 소홀히 취급해 분배가 악화됐다는 현 정부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역대 어느 정권도 성장과 분배정책 중 한쪽만 일방적으로 추진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과거 정권이 ‘압축성장’만 강조해 양극화가 심화됐다는 현 정부의 비판은 실체가 없는 허구를 대상으로 했다는 것이 남 전 총리의 견해다.

그는 이어 “역대 정부는 경제성장 속도에 맞춰 사회보장제도를 확충했다”며 “이에 따라 사회보장제도의 틀은 거의 마련된 상태이며 이 제도를 내실화하는 것이 향후 과제”라고 했다.

과거 정부는 △1960년대 공무원연금법 △1970년대 국민연금법 및 의료보험제도 △1980년대 전 국민 의료보장제도 △1990년대 고용보험제도 △2000년대 국민기초생활보장법 및 장애인 고용촉진법 등 복지 및 분배 관련 제도를 성장 속도에 따라 점진적으로 도입했다는 것.

남 전 총리는 “과거엔 성장만 중시했으니 지금은 분배를 강조해야 한다는 주장은 매우 유치한 이분법적 논리”라며 “이런 (소모적) 논쟁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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