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 8개 대기업 식당엔 오늘도 ‘우럭 매운탕’

  • 입력 2006년 6월 16일 06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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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한 활어로 매운탕을 끓여서 그런지 훨씬 맛있는 것 같아요. 어민들을 돕는 이런 일을 앞으로도 계속 추진했으면 좋겠습니다.”

14일 낮 12시 울산석유화학공단 내 ㈜SK 울산공장 구내식당. 검사기술팀 직원 최혁진(42) 씨는 우럭 매운탕을 먹으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사 직원 2800여 명은 이날 우럭 매운탕으로 점심식사를 하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인근 S오일㈜도 이날 점심시간에 직원 1000여 명에게 우럭 매운탕을 제공했다.

이들 회사는 ‘바다사랑 어민사랑 단체급식 운동’에 참여해 이날 우럭 매운탕을 점심 메뉴로 정했다.

울산지방해양수산청은 지난달부터 어민을 돕기 위해 이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 많이 양식되고 있는 우럭과 넙치 양식 어민들이 최근 중국산 어류 수입과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자 대기업의 단체급식을 통해 어류 소비를 촉진시키자는 취지다.

해양수산부 유통정책과장으로 근무하다 올 1월 울산지방해양수산청장으로 부임한 박종국 청장은 이 운동을 제안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23일 직원 3만여 명에게 남해안에서 양식한 우럭 1만여 kg으로 매운탕을 만들어 제공하는 등 지금까지 현대자동차와 LS니꼬 등 울산 지역 8개 업체 8만630명이 이 운동에 참여했다.

이 기간 중 우럭과 넙치 활어 소비량은 2만2900kg로 1억 5000여 만 원 어치.

수협중앙회는 대기업의 단체급식을 알선해 어민 돕기에 앞장서는 울산해양수산청에 이달 초 감사패를 전달했다.

또 울산 지역 대기업들이 단체급식에 필요한 수산물을 원활하게 공급하기 위한 업무제휴 협약(MOU)도 체결했으며 전국 해양수산청에도 단체급식을 알선해 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수협중앙회 김경필 대회협력과장은 “수산물이 일시에 많은 양이 쏟아질 때 소비가 안 되면 어민들이 큰 피해를 입게 된다”며 “울산 지역 대기업들이 단체급식으로 활어를 소비해줘 어민들에게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해양수산청 박 청장은 “단체급식 이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직원들이 매우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기업들이 분기별로 한 번씩 단체급식에 참여해도 수산물 가격안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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