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반기 내다보고 투자 비중 높여라
1분기(1∼3월) 내내 계속된 IT 업종의 약세는 어느 한 부문의 열세 때문이 아니다. 상반기(1∼6월)까지 유지될 것으로 보였던 낸드(NAND) 플래시 메모리 가격은 예상보다 빠르게 떨어졌다. 디스플레이도 예상과 달리 월드컵 특수가 나타나지 않았다. 달러당 원화 환율 하락(원화 가치 상승) 영향으로 수출기업의 수익성은 좋지 않았다.
여러 가지 악재에 시달리던 IT 업종 주가는 5월 들어 약세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조짐이다. 엔화가 강세를 보이고 반도체 가격이 오르면서 IT 경기가 바닥을 치고 회복되리라는 기대가 반영되고 있는 것.
하반기(7∼12월)를 내다보고 IT 업종에 대한 투자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신영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환율 부담 속에서도 IT 제품의 수출 가격은 지난해 7월부터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며 “하반기 수요를 감안하면 수출 가격은 앞으로도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경쟁 갈수록 치열… 업종 대표주로 좁혀라
하반기까지 IT 업종 주가가 회복 계기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인 견해도 있다.
대신증권 박강호 책임연구원은 “이미 많은 IT 제품이 일본 제품에 비해 품질과 가격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며 “엔화 강세 때문에 실적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는 “하반기 IT 업종의 확실한 기대주는 TV 하나뿐”이라며 “생산량이 늘면서 가격이 크게 떨어진 평면 고화질 TV에 대한 수요가 얼마나 늘어나느냐가 실적 호전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현재 200만 원대 후반인 42인치 액정표시장치(LCD) TV 가격이 12월에는 200만 원대 초반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 연구원은 “저가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휴대전화 등 다른 부문에서는 특별한 호재가 나타나기 어렵다”며 “TV 수요가 기대만큼 나오지 않는다면 IT 업종은 상당 기간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기가 좋아진다고 해도 IT 업종 주가가 예전처럼 강한 상승세를 보이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반도체와 휴대전화 등 한동안 절대 우위를 차지했던 부문에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배승철 연구위원은 “가격 경쟁이 심해질수록 고성능 제품으로 브랜드 차별화에 승부를 거는 업체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며 업종 대표주로 투자 범위를 좁히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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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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