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경제 1.3% 성장…회복세 주춤

  • 입력 2006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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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1∼3월) 우리 경제가 지난해 4분기(10∼12월)보다 1.3%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연간 경제성장률은 5.3%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 연간 경제성장률이 4%에 머물렀고 올해 목표가 5%라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긴 하지만 성장 속도는 지난해 2분기(4∼6월) 이후 가장 더딘 것.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GDP는 전 분기 대비 1.3% 늘어 증가세를 이어갔다.

한은은 이번부터 경제성장률을 직전 분기 대비로 발표한다. 종전에 쓰였던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보조지표로 활용된다.

경제가 1.3% 성장했지만 1분기 국내총소득(GDI)은 오히려 지난해 4분기보다 0.1% 줄어 체감경기는 나빠졌다.

고유가와 원-달러 환율 급락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로 무역 손실이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인 16조3879억 원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1분기 성장은 민간소비와 수출이 이끌었다.

민간소비는 전 분기 대비 1.2% 증가했다. 1분기 성장률 1.3%를 달성하는 데 민간소비가 절반에 가까운 기여를 했다.

상품 수출도 2.6% 늘어 호조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 소폭 감소했던 수입이 올 1분기에는 2.1% 늘어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純)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줄었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전 분기에 비해 각각 0.7%, 0.3% 줄어드는 등 부진했다.

1분기 경제성장률을 종전 방식인 전년 동기 대비로 계산하면 6.2%로 2002년 4분기(7.5%) 이후 가장 높다. 지난해 1분기의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이 2.7%로 낮았기 때문에 반사적으로 높아 보이는 것.

한은 김병화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 하반기에는 경기가 저점을 탈출하면서 성장세가 빨랐다”며 “올 1분기는 성장 속도가 약간 둔해진 느낌이지만 여전히 성장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본부장은 “투자와 국민의 소득이 줄어들면 현재 경제성장을 이끌고 있는 소비 증가도 곧 한계에 이르게 된다”며 “지난해 3, 4분기가 경기 고점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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