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모건스탠리-변양호씨 3각거래?

  • 입력 2006년 4월 11일 03시 03분


코멘트
외환은행은 왜 두 번씩이나 상식 밖의 거래를 했을까.

2003년 외환은행 매각 당시 외환은행의 매각 자문사였던 엘리어트홀딩스 대표가 외환은행 매각 실무 책임자에게 2억 원을 건넨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 매각 주간사회사인 모건스탠리와의 계약에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0일 감사원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2003년 8월 모건스탠리와 정식으로 자문 계약을 하기 5개월 전인 같은 해 3월 약식으로 사전 계약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이강원 행장은 정식 계약을 하기 위해서는 경영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도 이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고 약식으로 모건스탠리와 수의 계약하도록 했다.

외환은행은 이 같은 약식계약을 근거로 모건스탠리에 2003년 3월부터 자문료를 지급했다.

이 같은 매각 주간사회사 선정 과정에서의 의혹 외에 자문료가 적정했는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외환은행에서 540만 달러(당시 환율로 약 60억 원)의 자문료를 받았다. 세계적 명성이 있는 컨설팅 회사여서 자문료가 높게 책정됐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모건스탠리는 미국 본사가 아닌 서울지사 차원에서 자문했다. 따라서 자문료가 지나치게 많이 지급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많다.

모건스탠리가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서 고객인 외환은행보다 오히려 매입사인 론스타 편에 선 배경에도 의혹이 일고 있다.

당시 모건스탠리 서울지사의 신모 전무는 2003년 8월 이후 여러 차례 외환은행 이사회에 참석해 “외환은행이 론스타에서 1조 원이 넘는 투자를 받는 것은 10년 후에도 자랑스러운 결정”이라고 말했다.

또 신 씨가 당시 “모건스탠리가 외환은행의 비용 요인을 올리고 수익 요인을 낮춘 것은 딜(매각) 성사를 위해 너무 불리하게 한 것”이라는 외환은행 이사의 지적에 대해서도 “모건스탠리 실사 결과 매각 가격(주당 약 4250원)은 주당 가치(약 2150원)의 2배 가까이 된다”고 반박했다.

신 씨가 외환은행 매각 직후 국내 사모(私募) 투자전문회사인 보고펀드로 옮긴 과정에서도 뒷말이 무성하다. 보고펀드는 외환은행 매각 당시 정부 측 매각 실무 책임자 중 한 명이었던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이 설립한 회사다.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인수한 이후 보고펀드에 400억 원 정도를 투자했다. 따라서 변 전 국장과 신 씨, 론스타 사이에 3각 거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