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록 로비 파문]양재동 신사옥은

  • 입력 2006년 3월 29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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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허가 관련 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서울 서초구 양재동 쌍둥이 빌딩은 정몽구(鄭夢九) 회장이 강한 애착을 보이는 건물이다.

정 회장은 연구개발센터 공사를 맡은 계열사 엠코 현장 직원들에게 특별 격려금까지 지급하며 올해 말로 예정된 완공을 서둘러 달라고 격려하고, 새벽 출근길에 공사 현장을 들러 진행 상황을 점검하는 등 남다른 애정을 쏟았다.

정 회장이 쌍둥이 빌딩에 이처럼 애착을 보이는 것은 서울 종로구 계동에서 양재동으로 본사를 옮긴 뒤 매출이 급속도로 성장하며 성공 가도를 달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대차그룹은 옛 현대그룹에서 분리된 뒤 2000년 11월 양재동으로 사옥을 이전했다. 현재 사용하는 건물은 농협에서 매입했다.

사옥을 옮긴 이후 사업이 탄탄대로에 오르고 각종 소송에서 모두 승소하자 정 회장은 ‘터 좋은’ 양재동 사옥에 크게 만족했다는 후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양재동 터는 청계산을 뒤로하고 하천을 대신하는 큰 도로를 앞에 두고 있는 전형적인 ‘배산임수(背山臨水)’의 입지 조건을 지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존 건물만으로는 공간이 부족해 새 건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더구나 외국인 연구원이 지방연구소 근무를 꺼려 해외 우수 인력 채용에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올해 말 완공 예정인 연구개발센터 증축을 계기로 전국에 흩어져 있는 연구개발 인력을 본사로 모아 새로운 도약을 모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그룹의 도약을 위해 추진했던 연구개발센터 증축은 거꾸로 현대차에 엄청난 ‘악재(惡材)’를 몰고 온 셈이 돼 버렸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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