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학생 홀로 떠나는 ‘관리형 유학’ 각광

  • 입력 2006년 3월 21일 0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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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관리와 수업 지도를 돕는 관리형 유학 프로그램이 학부모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은 미국 이루넷아메리카 보딩 스쿨의 수업 장면. 사진 제공 ㈜이루넷
생활 관리와 수업 지도를 돕는 관리형 유학 프로그램이 학부모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은 미국 이루넷아메리카 보딩 스쿨의 수업 장면. 사진 제공 ㈜이루넷
초중학생의 조기유학이 크게 늘면서 자녀만 외국의 학교에 보내거나 어머니가 함께 따라가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외국에서 혼자 공부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아 학업을 게을리하거나 탈선의 위험에 빠질 우려가 있어 불안하다.

이런 학부모를 위해 현지에서 조기 유학생의 생활은 물론 학업지도까지 해 주는 관리형 유학이 인기를 끌고 있다.

○현지학교 다니며 기숙사서 생활

혼자 유학을 가는 많은 학생은 현지의 기숙학교(보딩 스쿨)를 이용한다. 해당 학교의 기숙사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통제가 가능하고 현지 아이들과 금방 친해질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그러나 언어가 자유롭지 못해 따돌림의 대상이 될 수 있고 학교 진도조차 따라가기 어려울 때가 많다.

외국 가정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홈스테이는 현지 문화를 빨리 배울 수 있지만 실질적인 생활관리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또 홈스테이 가정에 따라 유학의 만족도와 성공 여부가 크게 달라진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관리형 유학은 국내 업체가 현지에 기숙사를 설치하고 한국인 관리교사를 파견해 유학생들의 생활 관리와 수업을 도와주는 해외유학 프로그램이다. 관리교사는 학교 수업의 부족한 점을 보충해 준다. 현지 명문학교 진학을 위한 개별 수업을 따로 진행하고 방과 후 지도와 주말 프로그램 운영도 책임진다.

논술과 수학의 개별 지도가 가능하고 현지 신문 읽기, 외국 학생들과의 토론, 스포츠를 통해 외국 문화를 빠르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야외 캠프와 파티 등으로 학생들이 서로 친해지게 해 해외생활에 대한 적응력도 높일 수 있다.

학부모가 자녀의 생활 모습과 성적을 폐쇄회로(CC)TV나 동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온라인 게시판으로 관리교사 및 학생들과 수시로 연락할 수 있다.

○20∼30명 함께 머물러

20∼30명의 학생이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한다. 생활과 학습을 책임지는 사감, 운영 실무를 담당하는 부사감, 학습을 도와주는 전임강사, 요리사 및 이동을 책임지는 기사가 학생들과 지낸다.

강사당 학생 수가 4, 5명으로 1 대 1 공부가 가능하고 학교 평가와 과제물을 준비하게 한다. 또 학교 담임선생님과 수시로 상의하며 전반적인 학교생활 및 성적을 체크한다.

유학 기간과 목적에 맞춰 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한국에 돌아올 것에 대비해 선행학습과 귀국 후 적응 과정도 책임진다. 자체적으로 문제은행과 온라인 학습시스템을 갖췄고, 학년에 따라 에세이,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SAT), ISEE, 토플까지 진학에 필요한 테스트를 준비할 수 있도록 했다.

학생 1인당 2, 3명의 조력자를 둬 문화충격과 탈선, 부적응을 막도록 했다. 매일 학생들의 생활을 기록하여 학부모에게 제공한다. 또 철저한 학습지도와 관리를 통해 90% 이상의 학생이 첫 학기 과제성취도에서 A학점을 얻도록 학습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학부모설명회 및 간담회를 통해 학생을 모집한다. 1인당 유학비는 1년에 4만2000달러(1∼8학년)에서 4만5000달러(9∼12학년) 정도다. 유학비에 학교 등록비와 생활비가 포함되며 출국 전 일시불로 지불해야 한다.

○유학비 年 4만달러 넘어

이루넷은 미국에 현지법인 ‘이루넷아메리카’(www.irooamerica.com)를 설립하고 지난해 미국 샌디에이고와 유리카 지역에서 생활하는 1기 유학생을 모집했다. 올해 현지 기숙사를 추가 설립하고 서울 부산 대구 지역에서 모집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김정욱(가명·15·서울 강남구 삼성동) 군은 지난해 미국 포틀랜드로 관리형 유학을 떠났다. 평일엔 사립학교 8학년에 다니고 주말에는 미국인 강사에게 기타 레슨을 받는다. 건축사가 꿈인 그는 내년에 미국 동부 지역으로 건너가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아이비리그 진학을 준비할 예정이다.

김 군은 “미국의 토론식 수학 수업이 아주 재미있다”며 “학교 생활과 주말 학습에서 새로운 문화를 체험하고 배우는 것이 너무 좋은 경험이 된다”고 말했다.

페르마학원(www.globalfermat.com)은 미국의 보스턴 포틀랜드 샌타바버라, 캐나다 밴쿠버에서 관리형 유학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특히 유명 어학교육기관인 EF재단과 함께 운영하는 산타바바라 센터는 2인 1실 기숙사에 휴게실, 컴퓨터실, 어학실을 모두 갖췄다.

캐나다에서 유학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이다우스(www.edaus.com)와 토피아아이비클럽(www.topiaivyclub.com)은 주로 단기 유학을 통해 특수목적고 입학을 목표로 하는 초중학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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