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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3월 8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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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외국자본과 국내기업의 힘 싸움이 벌어진다. 공격자는 미국의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 씨를 비롯한 ‘아이칸 연합군’, 수비자는 지금은 민영화된 과거의 공기업 KT&G다.
이날 주주총회에서 양측은 이사 선임건을 놓고 표 대결을 펼친다.
아이칸 씨는 월스트리트에서도 알아주는 적대적 인수합병(M&A)의 대가(大家). 여기에 세계적인 주주총회 안건 분석기관인 ISS와 글래스루이스앤코는 잇따라 아이칸 씨 측 지지 의견을 밝혔다. 이에 따라 KT&G의 지분 가운데 63%에 이르는 외국인 주주의 상당수가 아이칸 연합군에 동조할 가능성이 커 KT&G의 걱정은 깊어 가고 있다.
○ ‘아이칸 연합군’의 집요한 공격
아이칸 파트너스, 스틸 파트너스 등 4개 헤지펀드로 구성된 아이칸 연합군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KT&G 지분 6.6%를 매입한 뒤 경영참여를 선언했다.
이후 아이칸 씨 측은 주가를 띄우기 위해 본격적으로 KT&G 경영에 간섭을 시작했다. 자회사인 한국인삼공사의 기업공개와 부동산 매각, 자사주 매입 등 주가부양책을 요구했다. 외국인으로 구성된 3명의 사외이사 후보도 추천했다.
KT&G의 이사진은 3명의 등기 사내이사와 9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아이칸 씨 측은 우선 사외이사를 KT&G에 심어 회사 경영상황을 일일이 파악하고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 현재 판세는 40% 대 35%
17일 주주총회에서 선임되는 사외이사 6명 가운데 4명은 감사위원, 2명은 일반 사외이사로 분류된다.
일반 사외이사 후보는 모두 5명으로 아이칸 씨 측 3명, KT&G 측 2명이다. 주총에서 5명 중 득표가 많은 순서대로 뽑는 집중투표제로 결정된다. 양쪽이 표 대결을 하면 일반 사외이사는 아이칸 씨 측에서 1명, KT&G 측에서 1명이 될 가능성이 높다.
곽영균(郭泳均) KT&G 사장은 7일 기자회견에서 “우리 쪽 우호지분은 40%(국내 25%+해외 15%), 아이칸 씨 측 우호지분은 35%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칸 씨 측의 사외이사 1명으로는 경영권 위협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대증권 정성훈(鄭星勳) 연구원은 “아이칸 씨 측 사외이사 1명이 KT&G 이사진에 포함되면 외곽에서 변죽만 울리던 사안들을 안에서 요구하게 되니까 회사가 괴로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 경영권 방어수단이 필요하다
재계에서는 “마땅한 방어수단이 없어 외국자본의 경영권 공격에 속수무책”이라는 불평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새로운 경영권 방어수단을 도입할 뜻은 없다고 밝혀 왔다.
하지만 KT&G 사태가 커지면서 정부의 입장이 선회할 조짐도 나타나고는 있다. “KT&G 건은 시장이 잘 돌아가고 있다는 증거”라던 강철규(姜哲圭) 공정거래위원장은 7일 라디오에 출연해 “기간산업이나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의 경영권을 외국자본이 빼앗아 가려는 데 대해서는 별도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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