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용량줄이고… DMB 안되고 “슬림폰, 성능 다이어트”

  • 입력 2006년 1월 26일 03시 00분


지난해 이후 휴대전화 시장의 화두는 단연 ‘슬림(Slim)폰’이다.

주머니를 불룩하게 만드는 ‘일반폰’과 달리 얇고 가벼워 부담이 없는 데다, 디자인까지 매력적이어서 슬림폰을 선택하는 사람이 많다.

휴대전화 제조업체들도 잇달아 슬림폰을 내놓으며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모토로라가 각각 ‘V740’과 ‘레이저’로 슬림폰 시장을 선점했고, 최근에는 LG전자가 ‘초콜릿폰’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팬택과 VK 등도 최근 슬림폰 시장에 뛰어들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휴대전화는 얇아지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단언한다.

하지만 휴대전화의 기능과 디자인을 동시에 만족시키기는 쉽지 않다. 성능이 좋아질수록 부피가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두 개의 목표 중 하나를 위해 다른 하나를 희생해야 하는 ‘트레이드 오프(Trade off)’ 현상이 빚어지는 셈이다.

○ 슬림폰, 성능은 뒤진다

삼성전자의 최신 모델 ‘슬림 슬라이드폰(V840)’과 LG전자의 ‘초콜릿폰(V590)’ 카메라는 130만 화소(畵素)다. 200만 화소 카메라가 일반화돼 있고, 700만 화소의 ‘카메라폰’까지 판매되는 것을 감안하면 성능이 뒤지는 편이다. VK에서 내놓은 ‘카드폰(X100)’은 아예 카메라 기능이 없다.

휴대전화가 동영상과 MP3플레이어 기능까지 겸하면서 메모리 용량이 3GB까지 늘고 있지만 초콜릿폰(512MB)을 제외하면 대다수 슬림폰의 메모리 용량은 100MB를 밑돈다.

현재 시판 중인 슬림폰으로는 지상파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시청도 불가능하다.

특히 슬림폰의 배터리 용량이 800mA 안팎으로 일반 휴대전화(1300mA)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이용자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 첨단 슬림폰 개발 여부가 관건

관련업체에서는 복잡한 첨단 기능을 포기하더라도 얇은 디자인을 원하는 소비자층이 두껍다고 분석한다.

VK 전략마케팅팀 김정석 이사는 “슬림폰의 기능이 다소 떨어지는 것은 기술적 한계가 원인인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자주 쓰지 않는 첨단 기능은 과감히 줄여 디자인을 얇게 하는 대신 전화번호부 기능 등을 강화해 장년층 소비자에게 어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과 LG 등 대부분의 휴대전화업체는 ‘얇게 만들기’에 기술력을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기는 얼마 전 크기를 35% 줄인 초미니 200만 화소의 카메라모듈 개발에 성공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측은 “얇은 휴대전화를 만들기 위해 모든 부품을 슬림화하는 연구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며 “조만간 첨단 기능을 모두 갖춘 슬림폰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삼성전자 휴대전화 비교
구분슬림폰(V840)카메라폰(V770)DMB폰(B360)
두께15.926.321.5
무게92184.4102
카메라130만 화소700만 화소(망원/광각렌즈)200만 화소
배터리 용량800mA1300mA1300mA
연속 통화 시간150분240분235분
메모리 용량100MB256MB110MB
DMB 기능××
가격60만 원대90만 원대60만 원대
자료:삼성전자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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