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성 前부총리 “분배-성장 동시추구 현실성 없어”

  • 입력 2006년 1월 14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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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성(金埈成·86·사진) 이수그룹 명예회장이 새 저서 ‘한국경제 무엇이 문제인가’(문이당)를 통해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따끔하게 비판했다.

김 명예회장은 경제부총리와 한국은행 총재, ㈜대우 회장, 삼성전자 회장 등 관계와 재계를 두루 거쳐 한국 경제의 산증인으로 꼽힌다.

그는 저서에서 “거시적 지표만으로 한국 경제를 낙관할 수 없으며, 미시적 관점에서 볼 때 가계와 중소기업은 지금 대단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분배도 좋고 성장도 좋지만, 선진국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뒤지면 수출로 지탱하고 있는 우리 경제는 일시에 바닥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경제정책에서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추구하지 못하는 것은 분배구조 개선이 고용 창출과 상충되기 때문”이라며 “현 정부가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은 현실 경제를 반영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은) 분배구조가 악화되는 것을 감수하고라도 일자리 확충을 통해 사회통합의 기초를 형성한 뒤 점차적으로 소득 분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반(反) 기업 정서가 해소되고 정책의 일관성으로 불확실성이 사라진다면 기업들은 자발적으로 투자를 늘릴 것”이라며 “투자가 늘면 일자리도 생겨 청년실업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명예회장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과 관련해 “한국은 노동시장 유연성이 중국에 크게 뒤져 기업가에게 매력 없는 시장이 됐다”며 “정부가 작은 것부터 개선하면 기업들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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