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학습만화 읽혀 보세요

  • 입력 2005년 11월 15일 03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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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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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서점에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가서 “자, 좋은 책을 골라봐”라고 풀어놓으면 대부분 쪼르르 만화 책 코너로 달려간다.

비좁은 복도에는 벌써 많은 ‘경쟁자’들이 쪼그려 앉아 ‘만화삼매경’에 빠져 있고 자녀가 ‘궁둥이 자리’를 확보하는 전쟁을 치르는 모습을 지켜봐야 한다.

어린이 서적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학습 만화가 안방을 독차지한 것은 오래됐다.

최근에는 만화와 교육을 접목한 ‘학습만화’가 상위 랭킹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23일 막을 내린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에서 주빈국으로 참가한 한국의 주목할 만한 성과 중 하나가 학습만화였다.

어린이 학습만화는 교육(education)과 오락(entertainment)의 합성어인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의 대표선수 격이다.

책을 읽기 싫은 아이, 공부를 싫어하는 어린이에게 좋고 특히 딱딱한 분야의 내용을 공부할 때 안성맞춤이다.

학습만화 열풍 속에 기존 만화 출판사는 물론 단행본 출판사나 교육기업까지 다양하고 참신한 소재의 학습만화를 출간하고 있다.

아울북의 ‘마법천자문’은 330만 권이 팔려 한자 학습서의 간판스타로 대접받고 있다. ‘마법천자문’은 한자능력검정시험 5∼8급에 해당하는 500자 중 우리 생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한자 위주로 구성돼 있다. 10권이 넘는 유사 서적이 생겨났고 현재 9권까지 출간되었다. 한자 관련 학습 도서 2가지를 더 내놨다.

한솔교육은 ‘한솔수북(秀book)’이란 단행본 브랜드를 내놓으며 ‘사고치기’ 시리즈를 출간했다. 구성주의 교육이론을 바탕으로 기획 통합사고력을 키워주는 신개념 교양만화를 표방하고 있다.

아이가 만화 속 주인공들의 흥미진진한 모험담을 즐기며 한 주제에 대한 다양한 사회, 역사의 맥락을 이해하고 통합사고력을 키울 수 있다.

예림당의 과학학습만화 ‘why? 물리’시리즈는 물리를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주인공이 주제별로 궁금증을 풀어 나가는 방식이다. 사진과 일러스트레이션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영공전설’은 웅진씽크빅이 자연스럽게 영어를 익힐 수 있도록 돕는 학습만화. 아이들은 만화 속 주인공이 되어 주문을 외며 영어 표현을 익힌다. ‘영공전설 따라잡기’라는 워크북을 곁들였다.

또 어린이만화의 베스트셀러로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신화’, 악필 교정용 ‘우당탕탕 글씨 마스터’, 모험시리즈 ‘곤충세계에서 살아남기’, 안전 가이드북 ‘어린이를 위한 안전 가이드북 SOS’ 등이 있다.

한편 학습만화 열풍이 확산되면서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인기에 편승해 졸속으로 제작하는 학습만화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학습만화는 부모가 먼저 읽어 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림, 목차, 작가와 출판사의 신뢰도 등을 조금만 신경 써도 좋은 학습만화인지 구별할 수 있다.

자녀가 학습만화를 통해 특정 분야에 흥미를 느끼게 됐다면 그 분야에 대해서는 전문성과 완성도가 높은 학습만화를 골라 준다. 그것이 익숙해지면 일반 책을 조금씩 늘려 권한다.

또 학습만화를 ‘교양만화’란 좀 더 확대된 개념으로 이해하고 자녀에게 다양한 분야의 책을 통해 다양한 세계를 접촉하도록 하면 아이의 사고 폭이 넓어진다.

이성주 기자 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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