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稅收 짜내기’ 세무조사 논란

  • 입력 2005년 11월 1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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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내기를 뜻하는 스퀴즈(squeeze)는 야구에나 쓰는 용어다. 세수(稅收) 부족을 메우기 위한 짜내기 조사는 결코 없다.”(전군표·全君杓 국세청 차장)

“요즘 세무조사는 강도가 너무 세 다른 업무를 하기 힘들다. 세수 부족 탓이 큰 것 같다.”(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한 기업 관계자)

국세청의 기업 세무조사가 세수 부족 탓인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국세청은 31일 올해 들어 9월 말까지 매출액 300억 원 이상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 건수는 684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7.4% 줄었다고 발표했다.

올해 1년간 기업에 대한 총세무조사 건수도 작년보다 9% 감소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국세청이 한 해 조사를 마무리하기 전에 조사 건수를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국세청은 “일선 지방국세청이나 세무서가 세수 목적으로 무리한 세무조사를 한 것이 확인되면 조사반을 즉시 철수하고 관련 기관과 개인을 문책하겠다”고까지 했다.

최근 세무조사를 바라보는 여론에 대해 국세청이 얼마나 곤혹스러워하는지를 보여 주는 대목이다.

그런데도 기업들은 ‘액면 그대로 믿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세무조사 강도가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세졌고, 조사 기간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포스코에 대한 세무조사는 올해 7월 시작됐으나 최근 추가로 조사 기간이 3개월 연장됐다. 올해 4월 시작된 대림산업에 대한 세무조사는 7월에 다시 연장돼 10월 말까지 실시됐다.

세무조사 기간은 연간 매출액 5000억 원 이상 기업을 기준으로 통상 70일이어서 이들 기업에 대한 조사 기간은 통상 조사의 2배에 이른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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