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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10월 6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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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 설립 이래 처음으로 ‘내부 승진’을 통해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홍기화(洪基和·사진) KOTRA 사장은 4일 본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대북(對北) 사업에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올 4월 취임한 홍 사장이 언론과의 인터뷰에 응한 것은 처음이다.
“통일부와 협의만 되면 적절한 시점에 북한에 무역관이나 사무소를 개설할 생각입니다. 가령 상품전을 한다면 소정의 경비는 받아야겠지만, 북한 상품을 홍보하면서 바이어도 소개해 줄 준비가 돼 있습니다.”
홍 사장은 최근 전 세계의 무역관을 산업군(群)별로 묶는 ‘벨트 사업’과 개방형 인사제도를 골자로 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해 화제가 됐다. 그가 사장이 된 뒤 KOTRA는 미수교국인 쿠바에 무역관을 개설하고, KOTRA 출신인 기현서(奇賢舒) 씨가 주칠레 대사에 임명되는 등 경사가 겹쳤다.
홍 사장은 내부 개혁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내부 출신 사장’의 탄생을 반기던 직원들에게서 “오히려 아는 사람이 더 무섭다”는 말도 나온다.
그는 KOTRA가 1962년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를 벤치마킹해 설립됐지만 이제는 JETRO가 거꾸로 KOTRA를 벤치마킹하고 있다는 점을 자랑스러워한다. 계속되는 혁신 처방도 “벤치마킹되는 조직은 곧 죽는다”는 지론에서 나왔다.
“내부 출신이어서 혁신을 추구할 때에는 후배 직원에게 내심 미안함을 느낍니다. 하지만 우리 직원들은 다양한 해외 근무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런 개혁에 대한 수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는 KOTRA의 현 단계를 ‘혁신의 문을 열어 놓은 정도’라고 평가한다. 앞으로도 시장성이 없는 무역관은 가차 없이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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