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등의 가격이 떨어지면서 수출기업의 매출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부채비율은 사상 최저치를 보였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분기(4∼6월) 기업경영 분석’에 따르면 거래소 상장법인과 코스닥 등록법인 등 1495개 업체의 매출액경상이익률은 1분기(1∼3월) 9.8%에서 2분기에 8.2%로 떨어졌다.
1000원짜리 물건을 팔아 1분기에는 98원의 이익을 얻었지만 2분기에는 82원만 남겼다는 뜻이다.
기업의 성장성도 나빠지고 있다.
전체 기업의 매출액은 1년 전에 비해 2.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액증가율이 19.8%였던 것에 비하면 크게 낮아진 것.
특히 매출액 가운데 수출 비중이 50% 이상인 수출기업의 매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오히려 2.1% 감소했다.
수출기업의 매출액이 감소한 것은 한은이 분기별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3년 3분기(7∼9월) 이후 처음이다.
수출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2003년 하반기에 8.6%였고 작년에는 분기별로 20% 수준을 유지했지만 올해 1분기에 1.9%로 추락했다.
기업들의 수익성과 성장성이 악화된 것은 수입 원유의 80%를 차지하는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이 2분기에 작년 동기 대비 44.1% 오른 배럴당 47.9달러에 달했고 달러당 원화 환율이 1008원으로 13.3% 하락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기업의 부채비율은 6월 말 현재 93.0%로 지난해 말(94.2%) 기록했던 사상 최저치를 갈아 치웠다. 우량 대기업을 중심으로 잉여금이 늘었고, 1분기에 일시 증가했던 미지급배당금 등 비차입성 부채가 줄었기 때문.
기업들의 설비투자 동향을 엿볼 수 있는 제조업의 유형자산 증가율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0.2%포인트 상승한 1.5%에 그쳤다.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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