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총리 “언론이 내가 땅투기한 것처럼 크게 쓰고…”

  • 입력 2005년 9월 16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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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언론을 보면 부동산정책을 흔들려는 시도를 많이 한다. (내가) 땅 투기한 것처럼 크게 썼던데, 나는 아파트 청약통장 한번 만들어 본 일이 없다. 투기는 무슨 투기냐.”

이해찬 국무총리가 15일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에서 대한건설협회 주최로 열린 조찬간담회에서 부인 명의의 경기 안산시 대부도 땅 투기의혹 보도에 대해 ‘언론 음모론’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예상된다.

이 총리는 특히 12년 전 일부 신문의 부동산 관련 사설을 거론하며 “1993년에는 사적시장 기구에 너무 의존해 이런 결과(투기)가 초래됐다고 그러더니 올해는 정부가 시장과 사유재산을 너무 무시한다는, 완전히 상반된 사설을 썼다”면서 “이는 공정하지도 않고 상당히 의도를 갖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서울 관악구 신림9동)는 1991년 1억8000만 원을 주고 샀지만 지금도 2억7000만 원 정도 하는 서민아파트”라면서 “대부도 땅을 산 것은 서울서 견디기 답답해서였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1년(2003년)은 대부도 땅에 포도를 잘 심었는데 어느 날 가보니 누가 다 서리해 갔더라”면서 “(결국) 그때그때 따 먹을 수 있는 일반 밭으로 바꿨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요즘 바빠서 못 갔더니 투기라고 그러는데 나는 그런 것 안 한다”면서 “내가 흔들리면 국민에게 혼돈을 주기 때문에 (이 문제는) 확고하게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강진 총리 공보수석비서관은 이날 한나라당 이계경(李啓卿) 의원이 14일 제기한 이 총리의 ‘로또공익재단 압력설’에 대해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이 의원은 2003년 11월 이 총리가 로또공익재단이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관악구의 경로당에 80대의 김치냉장고를 기증하도록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이 비서관은 “이 총리의 지인인 로또공익재단 관계자가 ‘서울의 대표적 빈촌인 신림동과 봉천동 쪽에 공익기금을 활용하고 싶다’고 하자 이 총리가 김치냉장고 기증을 제안한 것 뿐”이라며 “지난해 봄 검찰이 조사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고 말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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