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950만명 LG카드를 잡아라” 거의 모든 은행 눈독

  • 입력 2005년 9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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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도 인수합병(M&A) 태풍의 무풍지대는 아니다.

조만간 매각작업을 본격화할 LG카드, 10월 말 매각 제한기간이 끝나는 외환은행의 주인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업계의 판도가 바뀔 수 있다.

여기에 정부가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지분 일부를 팔기로 해 ‘판’이 더 커졌다.

LG카드는 국민은행과 외환은행을 뺀 나머지 은행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금융종합그룹의 야망을 키우고 있는 농협도 관심을 표시하고 있다.

회원 950만 명, 자산규모 10조6000억 원의 LG카드를 인수하면 곧바로 카드업계 1위 기업이 될 수 있다.

유동성 위기를 넘긴 LG카드는 올 상반기에 7716억 원의 흑자를 냈다. 앞으로도 연간 5000억∼1조 원의 흑자를 낼 수 있을 정도로 수익 구조가 좋아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LG카드 쟁탈전의 관건은 자금력이다.

13일 현재 LG카드 주가는 3만4200원. 산업은행(지분 22.9%)과 국민은행(12.0%) 등 채권단 지분 30%만 현 시가대로 인수한다 해도 약 1조3000억 원이 든다.

유지창(柳志昌) 산업은행 총재는 최근 가이드라인으로 4조 원을 제시했다. 현재 시가총액(주가×주식 수)은 4조2876억 원.

워낙 덩치가 커 단독으로 인수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몇 곳이 컨소시엄 형태로 공동 인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002년 외환은행을 인수한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는 3년간의 매각 제한이 풀리는 10월 말 이후 매각 문제를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충분히 차익을 남겼으므로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오래 갖고 있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국내에서는 하나은행 우리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국민은행 등이, 해외에서는 간발의 차이로 제일은행을 놓친 HSBC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13일 현재 시가총액이 7조3519억 원에 이르는 만큼 인수에 드는 자금이 만만치 않다.

기업은행 지분 일부도 매물로 나온다. 현재 정부 지분은 재정경제부(51.0%) 산업은행(12.5%) 수출입은행(10.2%) 등 모두 73.7%.

정부는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50% 이상 남겨둔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20% 이상 지분을 확보하면 앞으로 민영화 때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어 눈독을 들이는 곳이 적지 않다.

LG카드, 외환은행 현황
LG카드구분외환은행
10조6000억 원총자산72조7000억 원
4조2876억 원시가총액7조3841억 원
7716억 원 흑자상반기 실적7405억 원 흑자
56개지점국내 313개, 해외 28개
(출장소 포함)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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