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7년… 이젠 오를 때?…상승추세 이어질듯

  • 입력 2005년 8월 3일 03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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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시장에서 금리가 가파른 오름세(채권가격은 하락)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2일까지만 해도 연 4.03%였던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1일 4.41%까지 치솟았다. 2일에는 4.36%로 조금 떨어졌으나 상승 추세가 꺾인 것으로 보기에는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채권시장에서는 외환위기 이후 7년간 지속된 저금리 사이클이 상승 쪽으로 방향을 바꾸는 것 아니냐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 금리 왜 오를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금리 상승의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달 말 통계청이 발표한 2분기(4∼6월) 도소매 판매액이 9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고 2분기 민간소비도 해외소비 증가의 영향은 있었으나 오름세를 보였기 때문.

굿모닝신한증권 조중재 수석연구원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으며 금리도 동반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하반기 적자 국채를 발행해 추가경정예산을 짜겠다고 밝힌 것도 금리가 오르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는 채권 공급을 늘려 채권 가격이 하락(금리는 상승)하는 요인이 된다.

○ 자금 이동 활발

채권 가격이 내리면서 시중 자금은 채권에서 주식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자산운용협회와 펀드평가회사인 제로인 등에 따르면 지난달 채권형 펀드 잔액은 3조352억 원이 줄어든 반면 주식형 펀드 잔액은 6347억 원 증가했다.

주식평 펀드의 수익률은 올해 들어 이달 1일 현재 주식 편입비율에 따라 6.47∼24.88%를 보였으나 채권형 펀드는 1.06%에 그치고 있다.

국내외 금리 차이를 틈탄 자본 이동도 활발해졌다.

올해 상반기(1∼6월) 국내인의 해외 중장기채권 순매입액은 41억7000만 달러로 반기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보였다.

이는 연기금과 보험사 등이 한국은행과 통화스와프계약을 하고 해외 채권을 집중 사들인 영향도 있다는 분석이다.

○ 앞으로 더 오를까

금리 전망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외환위기 이후 금리가 계속 하락하는 추세였으나 올해 들어 꾸준히 오르면서 저금리 사이클이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9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추가로 올리면 한미간 기준금리가 역전돼 국내 콜금리 인상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것. 금리 차가 벌어질수록 자본 이탈 우려가 커지기 때문이다.

대우증권 김형기 선임연구원은 “11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릴 때까지는 시장 금리가 추가적으로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국내 설비투자가 여전히 부진한 점을 떠올리면 금리가 장기적으로 오를 것이라고 단언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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