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합천군(군수 심의조)과 농협 합천군지부(지부장 홍성웅)는 3월부터 ‘지역 혁신과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한우 번식우 입식사업’을 추진해 왔으나 최근 농협중앙회가 입장을 변경했다.
일부에서 “한 지역에만 거액의 자금을 지원할 경우 특혜시비와 형평성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
농협중앙회는 18일 “합천군에 대한 지원이 어려운 것으로 판단됐으며, 현재는 자금 지원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농협 합천군지부도 “지역 특성을 잘 살린 사업으로 보고 추진했으나 중앙회가 ‘불가’ 입장으로 돌아서 난감하다”고 말했다.
이 사업은 심 군수가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정대근 농협중앙회장에게 요청해 시작됐으며 자금 규모는 180억원.
60세 이상 노인이 한우 암소나 암송아지를 사들일 경우 농가당 900만 원 이내에서 지원하고 3년 후 일시 상환하는 조건이었다. 이자는 농민 부담 없이 농협이 4.5%, 합천군이 1.5%를 내는 방식.
앞서 합천군은 지난달 1일부터 20일까지 1997명으로부터 자금지원 신청을 받았다. 특히 12일에는 군이 부담할 이자 1억5000만 원에 대한 군의회 승인도 얻었다.
합천군 관계자는 “자금 지원이 가능하다고 해 신청을 받은 것 아니냐”며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업인 만큼 중앙회가 곤란하다면 지역 농협과 협의해 계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농협중앙회가 방침을 다시 번복하지 않는 한 이 사업은 차질이 생기거나 축소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합천군과 농협에 대한 주민 신뢰도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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