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50개 글로벌기업 성공 경영전략’ 소개

1994년만 해도 미국 개인용 컴퓨터(PC)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3%에 그쳤던 델 컴퓨터.

주문형 생산 방식이란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인터넷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한 1996년부터 고속 성장한 델은 지난해 2분기(4∼6월) PC 세계시장 점유율이 18.2%로 도약했다.

컴퓨터를 쓰는 전 세계 인구 가운데 약 5분의 1가량이 델 컴퓨터를 사용한다. 미국 내 시장 점유율은 무려 32.7%.

올 2월 미국의 경제전문 주간지 포천이 발표한 ‘50대 글로벌 올스타 기업’에서 3위에 오른 델의 성공 전략은 뭘까.

바로 변화였다. 유통 단계를 과감히 없애고 인터넷을 통해 고객의 요구에 맞춘 컴퓨터를 값싸게 파는 델의 혁신적인 변화는 폭발적인 호응을 얻을 수밖에 없었다. 고객이 뭘 원하는 지 정확히 집어낸 사례다.

최근 KOTRA가 발간한 책 ‘글로벌 기업의 경영전략에서 배운다’에는 세계 50개 글로벌 기업의 성공사례가 잘 나와 있다.

KOTRA는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시장의 흐름을 파악해 국내기업들의 벤치마킹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지난해 8월부터 7개월간 자료를 수집했다.

△에너지 산업 △건설 △제조업 △물류 △금융 △정보통신 △생명공학 △문화 △환경 △기타 등 국내기업과 연관성이 높은 10개 카테고리를 선정한 뒤 포천이 발표한 500대 기업에 포함되면서 빠르게 성장했으며, 국내 인지도가 높은 50개 글로벌 기업을 골라 해당기업 경영진과의 서면·전화 인터뷰를 통해 성공전략을 분석했다.

이 기업들의 공통된 특징은 △끊임없는 연구 △다양한 현지화 전략 △전략적 제휴 및 인수합병(M&A) △지속적인 변화 △윤리경영 등 5가지로 압축됐다.

세계적인 화장품 기업인 로레알은 ‘지오코스메틱스(Geocosmetics·현지화된 제품개발)’ 전략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등 인종, 시장, 성별, 나이에 따라 철저히 현지화 전략을 쓰는 것으로 지난해 아프리카 시장에서 전년대비 약 41%의 매출 신장률을 올렸다.

중국 1위 자동차 제조업체인 상하이기차는 미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총 70개의 합자기업을 설립해 1998년 5800만 달러에 불과하던 동남아 시장의 완성차 및 부품 수출 규모를 2003년 3억4900만 달러로 끌어올렸다. 전략적 제휴로 성공한 사례이다. 상하이기차는 합자를 통한 매출과 이윤이 그룹전체 실적의 95%를 차지한다.

KOTRA 엄성필(嚴聖弼) 통상전략팀장은 “이 책을 통해 세계 초일류 기업들이 어떻게 해서 현재의 위치에 오르게 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