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 최강 노바티스社 “R&D가 미래 新藥의 승부처”

  • 입력 2005년 1월 31일 17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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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티스 연구원들이 스위스 바젤의 연구소에서 신약개발 연구를 하고 있다. 노바티스는 고효율 약효검색 시스템(HTS) 등 자동화 로봇을 이용한 첨단 연구개발(R&D) 시스템을 도입해 신약개발 속도를 3년 전에 비해 23% 앞당겼다. 바젤=배극인 기자
노바티스 연구원들이 스위스 바젤의 연구소에서 신약개발 연구를 하고 있다. 노바티스는 고효율 약효검색 시스템(HTS) 등 자동화 로봇을 이용한 첨단 연구개발(R&D) 시스템을 도입해 신약개발 속도를 3년 전에 비해 23% 앞당겼다. 바젤=배극인 기자
“한국 바이오업체와 연구소의 잠재력이 뛰어난 것 같다. 우리 회사도 한국과의 협력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최근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세계적인 제약업체 노바티스사(社)의 지난해 경영실적 발표회. 노바티스의 헤수스 아세비오 신규성장지역 총책임자는 발표회 직후 가진 본보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작년 말 한국을 방문해 깜짝 놀랐다”며 “한국의 의료기술 수준 및 시장 성숙도가 예상을 훨씬 웃돌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국에서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현재 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조만간 한국 기업 및 연구소와 네트워킹을 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자와 함께 바젤을 찾은 안병희(安秉禧) 한국노바티스 이사는 “한국은 병원 수준이 선진국과 차이가 없는데다 정보기술(IT)이 발전해 있어 다국적 임상시험 유치 가능성이 높다”며 “신약개발비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임상실험을 한국에 유치하면 경제 파급효과는 물론 관련분야의 획기적인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냉정히 볼 때 한국의 바이오 및 제약업계는 이제 ‘걸음마를 뗀 단계’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제네릭’(특효 기간이 만료된 약품)이나 개량신약 판매로 자본축적을 꾀하고 있지만 군소업체가 난립해 대규모 연구개발(R&D)비 투자도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신약개발의 벽은 자본력이 취약한 한국 업체에게는 여전히 높다. 평균 개발기간이 10∼15년 걸리는 데다 성공확률은 1만분의 1에 불과하다. 개발비용도 평균 8000억∼1조 원에 이른다.

하지만 ‘황금 알’에 비유되는 신약개발 흐름에 뒤처지면 미래 성장 동력 중 하나인 바이오·제약 산업에서 설 자리가 없다. 이 때문에 선진업체와의 제휴 및 협력은 한국 바이오·제약 산업의 발전을 위해 필수불가결하다. 이런 측면에서 노바티스의 한국에 대한 관심은 눈여겨볼 만하다.

세계적인 제약사들도 천문학적인 개발비용 때문에 1990년대 이후 대규모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이에 따라 1988년 20%에 그쳤던 ‘톱10’ 제약사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50%에 이르고 있다. 노바티스도 1996년 산도스와 시바-가이기가 합병해 탄생했다.

노바티스는 또 지난해 총 매출액 282억 달러의 19%에 달하는 35억 달러(약 3조5000억 원)를 R&D에 쏟아 부었다. 노바티스의 R&D 규모는 세계 제약업계 최고 수준으로 국내 톱10 제약업체들의 2003년 연구개발비 총액인 120억 원의 약 192배에 이른다. 아세비오 총책임자는 “한국은 고령화가 급속히 진전되면서 질환유형도 선진국과 비슷하다”며 “선진업체와의 제휴 및 임상시험 대상국 지정을 통해 뒤처지는 부분을 이른 시간 내에 보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바젤(스위스)=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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