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세자릿수 시대' 열리나

  • 입력 2005년 1월 30일 14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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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조만간 1000원 선 밑으로 떨어져 '세 자릿수 환율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27일 달러 당 1030원 선이 깨진데 이어 28일에도 전날보다 4.6원 떨어진 1024.1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수출 기업들은 채산성이 떨어지는 바람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일본 엔화에 비해 원화가치 상승 속도가 상대적으로 빨라 일본 업체들과 경쟁을 벌이는 기업의 고통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환율하락의 가장 큰 요인은 중국이 자국 통화인 위안화를 절상할 가능성이다. 위안화가 절상되면 원화도 동반 절상(원-달러 환율 하락)될 가능성이 크다.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은 다음달 4일부터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회담에서 중국과 위안화 절상문제를 논의할 예정. 만약 여기서 구체적인 결론이 나온다면 원-달러 환율도 급락할 가능성이 크다.

동원증권 고유선(高裕善) 선임 연구원은 28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한국을 비롯한 각국의 중앙은행이 외환시장에 적극 개입하기 힘든 상황이어서 원-달러 환율은 1000원 선을 방어하는데 역부족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미국이 구조적인 쌍둥이 적자(재정 및 무역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약한 달러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환율 하락을 점치게 하는 요인이다.

한편 수출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달러화 대신 유로화나 엔화 결제비중을 높이고 공장 해외이전을 서두르는 등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환율 하락 속도가 빨라 많은 업체들이 출혈수출을 감수하고 있는 형편.

무역연구소는 올해 손익분기점 환율이 대기업은 950원 선, 중소기업은 1050원 선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무역연구소 신승관(辛承官) 연구위원은 "올 평균 환율이 1000원만 되도 연간 63~64억 달러의 상품수지 악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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