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株 玉石 잘 가리세요…일부 “묻지마” 추격매수 위험

  • 입력 2005년 1월 20일 17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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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테마주로 통하는 기업들의 지난해 실적은 2003년보다 다소 개선됐지만 개별 기업으로 나눠 보면 영업 환경에 따라 실적이 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에서 테마란 투자심리를 자극해 주가를 끌어올리는 화제성 재료. 테마에 속하는 기업을 테마주라고 부른다.

20일 금융감독원과 증권사들에 따르면 줄기세포 등 4가지 테마에 속한 19개 기업의 지난해 1∼9월 매출액은 2조7199억 원으로 2003년 같은 기간(2조5104억 원)에 비해 8.3%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4.5%, 순이익은 103.9% 증가했다.

분석 대상인 19개 기업 가운데 9개 기업은 영업이익 규모가 2003년보다 감소했거나 손실을 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金學均) 책임연구원은 “코스닥이 강세를 보이면서 일부 투자자가 실적을 따지지 않고 추격 매수하는 일이 많다”며 “옥석을 가리지 않는 이른바 ‘묻지마 투자’는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같은 테마에도 옥석이 있다=올해 초 증시에서 화제가 된 테마는 △줄기세포 및 바이오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전자태그(RFID) △휴대인터넷(와이브로) 등 4가지. 모두 한국 경제의 차세대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첨단기술 분야라는 점에서 투자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이들 테마 기업의 실적이 모두 좋은 것은 아니다.

DMB 관련 기업인 C&S마이크로웨이브는 지난해 1∼9월 매출액 264억 원과 영업이익 46억 원의 실적을 냈다. 2003년에 비해 매출액은 2.8배, 영업이익은 4.2배로 늘었다.

반면 RFID 테마에 속한 누리텔레콤은 같은 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테마별 평균 실적에서도 큰 차이가 났다.

▽실적 개선까지는 ‘먼 길’=현대증권 김태형(金泰亨) 수석연구원은 “줄기세포 관련 기술을 치료에 적용하려면 5년 이상 걸리는 만큼 기업 내재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분석했다.

줄기세포 사업을 직접 하지 않는 기업이 테마에 포함되기도 한다. 골판지 생산업체인 산성피앤씨는 줄기세포 관련 기업인 퓨처셀뱅크에 출자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관련 테마주로 부각됐다.

김 연구원은 “바이오기업 가운데 신약 개발 기대감이 높은 LG생명과학 등이 유망한 편”이라고 말했다.

휴대인터넷 사업도 실적이 검증되지 않은 분야. 2006년 상반기(1∼6월)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 후 수요가 예상보다 적으면 휴대인터넷 중계기 생산업체의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해질 수 있다.

대신경제연구소 김영익(金永翊) 투자전략실장은 “3월 말경 발표하는 2004사업연도 연간 사업보고서에서 테마주의 4분기(10∼12월) 실적을 꼼꼼히 확인한 후 투자 종목을 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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