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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11월 19일 1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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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 약세는 어디까지 진행될 것인가. 세계 각국이 끊임없는 달러화 약세에 뾰족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20개 선진신흥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들은 20, 21일 독일 베를린에서 연례 회의를 갖고 미국 달러화 약세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일부 국가에선 달러화 투매현상마저 나타나고 있어 국제금융시장은 이번 회의에 비상한 관심을 쏟고 있다.
그러나 달러화 약세를 은근히 즐기고 있는 미국이 시장 불간섭 원칙을 강하게 천명하고 있어 실질적 성과를 이끌어낼지는 미지수다.
▽유럽연합(EU)과 일본의 우려=한스 아이헬 독일 재무장관은 18일 달러화 약세에 대한 국제 공동대응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G20 회의 주최국 재무장관으로 그는 최근의 달러화 하락을 ‘잔인한 사태’라고 규정했다.
그는 “환율 문제는 막후에서라도 반드시 논의돼야 한다”며 “EU, 일본, 미국의 공동대책이 나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랜 불황에서 빠져나오고 있는 일본은 달러화 약세로 수출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을 불안한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일본은 이미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을 밝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G20 참가국들이 공동성명을 통해 외환시장에 대한 공동입장을 밝힐 것으로 기대된다고 19일 전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에서 1985년의 플라자합의 같은 특단의 대책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도마에 오른 중국의 고정환율제=쌍둥이 적자에 시달리는 미국의 달러화 약세 용인으로 불똥은 중국의 ‘페그제’로 튈 것으로 보인다. 페그제는 1달러에 8.28위안으로 묶어놓고 하루 변동 폭을 제한하는 고정환율제의 일종. 따라서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 위안화도 함께 떨어져 중국의 경쟁력은 더욱 강화되는 효과가 생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20∼21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에게 변동환율제 전환을 요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존 스노 미 재무장관은 △중국의 변동환율제 전환 △EU 및 일본의 성장률 제고 △미국의 저축 증가라는 세 가지 방안을 대책으로 제시했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은 미국과 EU가 중국에 변동환율제를 채택하라는 압력을 계속 넣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G20 회의에서도 달러화 약세 대책보다는 위안화의 평가절상을 거론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
▽손익 계산에 분주한 각국=중국은 은행시스템이 아직 완비되지 않았고 환 위험을 회피(헤지)할 수 있는 파생상품도 없다며 변동환율제 전환이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다만 2005년에 환율 변동폭을 현행 상하 0.3%에서 3%로 넓힐 것이라는 전망은 나온다.
EU와 일본은 마지노선으로 삼은 환율이 깨지면 적극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할 것이라고 CBS방송은 전망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4달러, 엔화는 달러당 103.4엔이 각각 최후 방어선이라는 것. 일본은 지난해 20조엔(약 200조원)어치의 달러를 시장에서 사들였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이 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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