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규제 일부 풀렸는데… “분양률은 다소 오를듯”

  • 입력 2004년 11월 9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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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29대책 이후 1년 만에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완화한 것은 이대로 가다가는 부동산 시장 자체가 마비될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번 규제 완화조치 가운데 부산 대구 광주 등 지방 투기과열지구의 분양권 전매 규제 완화는 극도로 위축된 지방 아파트 분양시장에 다소나마 숨통을 터 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주택거래신고지역의 해제는 대상 지역이 극히 일부인 데다 그나마 아파트가 별로 없는 지역만 해제돼 거래를 활성화하는 데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게 주택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투기과열지구 해제는 다소 효과 예상=분양권 전매 제한기간을 분양 후 등기까지에서 분양 후 1년까지로 완화한 조치는 지방 부동산시장에 다소 활기를 불어 넣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등기를 하면서 취득 등록세를 낼 필요 없이 분양 후 1년만 지나면 다른 수요자에게 넘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중도금이나 잔금을 내기 어려울 경우 분양권을 도중에 팔 수도 있다.

해밀컨설팅 황용천 사장은 “입지 여건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아파트의 경우 실수요자들이 몰려 분양률이 높아질 것 같다”고 밝혔다.

분양시기를 미뤄 오던 건설업체들도 11월 중 분양에 나설 전망이다.

SK건설 장태일 주택영업담당 상무는 “이번 투기과열지구 규제 완화가 호재여서 그동안 미뤄오던 부산 남구 용호동 ‘오륙도 SK뷰’ 3000가구를 이달 안에 분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반면 투기과열지구 완화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부산 ‘광안 현대하이페리온’의 분양대행사 ‘더 감’의 이기성 사장은 “워낙 경기가 좋지 않아 1년 뒤를 희망적으로 내다볼 투자자나 수요자들이 많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주택거래신고지역 해제는 별 효과 없어=서울 강남지역의 일부 동을 주택거래신고지역에서 해제한 조치는 부동산 시장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강남구 강동구 송파구 용산구와 경기 성남시 분당구, 과천시 전 지역에서 7개 동만 풀렸기 때문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의 집계에 따르면 이번 해제된 7개 동에 있는 아파트는 모두 2만5727가구로 강남 강동 송파구 전체 27만5404가구의 9.3%에 불과하다.

주택거래신고지역에서 해제된 지역의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별로 기대할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서울 송파구 풍납동 토성부동산 이상우 대표는 “해제된 지역들은 애초부터 지정되지 않았어야 할 곳이었다”면서 “지금은 워낙 부동산 경기가 없기 때문에 주택거래신고지역에서 해제된다고 한들 특별히 달라질 것은 없다”고 말했다.

▽전망=앞으로도 주택거래신고지역이 추가 해제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 송파구 방이동 신천동 장지동, 강남구 수서동, 강동구 고덕동 둔촌동, 과천시 중앙동 갈현동 문원동 등도 신고지역 해제 기준에는 해당됐다. 그러나 집값이 높거나 서민형 주택 밀집지역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번 해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건교부는 “가격 안정세가 지속되는 등 부작용이 없을 경우 다른 지역에 대해서도 시장상황 및 거래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주택거래신고지역에서 추가 해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주택거래신고지역에서 해제되더라도 재건축단지나 택지개발지역은 해제 대상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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