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금융지주사 포기… “시너지효과 기대 못해”

  • 입력 2004년 11월 4일 1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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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금융그룹인 미래에셋이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포기했다.

미래에셋증권 최현만(崔鉉萬·사진) 사장은 4일 “올해 7월 말 금융감독위원회에 지주회사 인가를 신청했지만 지주회사 체제의 실익이 적다고 판단해 최근 계획을 백지화했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동원금융지주의 뒤를 잇는 국내 4번째 금융지주회사 출범 계획이 일단 보류된 것. 이에 따라 증권업계가 금융지주회사 체제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최 사장은 “사업성을 검토한 결과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을 하나의 틀로 묶어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결론이 내려졌다”고 말했다. 계열 자산운용사마다 상품구조와 목표 고객이 다르기 때문.

미래에셋은 당초 미래에셋캐피탈을 지주회사로 하고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투신운용, 맵스자산운용, 미래에셋벤처투자 등을 자회사로 거느릴 계획이었다.

금감위 홍명종 사무관은 “최근 미래에셋캐피탈의 자산총액 대비 자회사 지분이 줄어 규정상 지주회사를 만들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비상장 금융지주회사는 자회사 지분을 자산총액의 50%만큼 보유해야 한다.

증시 전문가들은 금융지주회사의 성공에 대해 아직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LG투자증권 조병문 연구위원은 “고객 정보를 계열사가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금융지주회사의 최대 장점이지만 그 효과가 검증된 사례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은 금융지주회사를 포기하는 대신 외환코메르쯔투신운용을 인수해 자산운용사의 덩치를 키울 계획이다. 외환코메르쯔투신운용을 인수하면 미래에셋 계열 자산운용사의 수탁액은 모두 12조원이 된다.

최 사장은 “2006년께 수탁액이 15조원이 되면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자산운용사가 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기업연금을 운용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현재 미래에셋, 랜드마크투신운용, PCA 등은 외환은행이 매물로 내놓은 외환코메르쯔투신운용을 놓고 치열한 인수전을 벌이고 있다.

홍수용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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