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노조 회사살리기 5년…94억순익-고용보장 윈윈게임

  • 입력 2004년 11월 1일 1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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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는 1일 ㈜동방을 비롯한 48개 기업을 신노사문화우수기업으로 선정해 발표했다.

노동부가 주관해 한국노총 한국경영자총협회 학계 공익대표 등이 함께 선정한 우수기업 가운데는 각각 15년, 13년간 무분규사업장 기록을 이어오고 있는 현대오일뱅크와 태평양 등 31개 대기업과 17개 중소기업이 포함됐다. 선정된 사업장 가운데 동방과 삼목강업의 사례를 소개한다.

▽노사협력으로 회사를 살렸다=민주노총 산하 운송하역노조 가운데 두 번째로 크고 강성으로 소문난 노조가 있는 회사였던 동방.

지난해부터 이 회사 노조는 사내 모든 사무실에 ‘상식이 통하는 노사관계, 상호존중의 노사관계, 우리가 만듭시다’라는 노사화합 슬로건을 담은 액자를 걸기 시작했다. 그러자 사측은 올해 들어 ‘노사가 힘을 모으면 모든 것을 이룰 수 있습니다’ ‘노사협력 이제부터 시작입니다’라고 쓴 액자를 옆에 나란히 걸어 화답했다.

1997년 워크아웃에 들어갔던 동방이 5년 만에 회사를 정상화하고 지난해 2460억원의 매출과 94억원의 사상 최대 이익을 내기까지는 이 같은 노사협력의 힘이 절대적이었다. 이 기간 중 매출액은 40%나 늘었다.

사측은 노조가 회사 살리기를 위해 1998년에 자진 반납한 상여금 250%를 2002년 모두 돌려줬으며 3년간의 자진 임금동결에 감사하는 뜻으로 고용보장을 약속했다.

동방 노사는 또 창사 후 처음으로 올 3월 임금단체협상을 무교섭으로 타결했다. 이는 올해 운송하역노조 소속 34개 사업장 가운데 유일한 무교섭 타결이다.

사측은 이를 기념하기 위해 6월 노사간부 50명이 온천에서 함께 목욕하며 서로 등을 밀어주는 노사협력 강화 행사를 마련하기도 했다.

신중현 인사노무팀장은 “위기 때마다 노조가 나서 회사 살리기를 위한 노사공동선언과 합동결의문을 채택해줬다”며 “노조의 도움이 없었으면 오늘의 동방은 결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보해 준 만큼 서로 베푼다=자동차 스프링 제조업체인 삼목강업은 1997년 부도가 나 화의절차에 들어갔다. 하지만 회사측은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고 노조측은 전 직원이 퇴직금을 출자금으로 전환한 뒤 3년 동안 임금의 70%만 받으면서 일을 했다.

그 결과 2001년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이어 2002년 6월 당초 계획보다 3년 앞서 화의절차를 마쳤다.

지난해 매출 202억원에 창사 이래 최대인 14억원의 이익을 올려 직원들에게 월 통상임금의 87%를 성과급으로 준 데 이어 올해도 79%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사측은 ‘열린경영’을 위해 주, 월, 분기별 경영실적보고서를 노조에 보내고 있으며 노조가 요청하는 즉시 경영설명회를 연다. 이에 노조는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무교섭 임단협 타결을 선언했다.

엄계흥 총무부장은 “우리 회사 노사는 신뢰를 밑바탕으로 5년 내에 코스닥 상장을 이뤄내기로 했다”며 “경영에 따른 이익은 반드시 사원들에게 되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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