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 막아라”… 업계 신차증후군 방지 묘안백출

  • 입력 2004년 10월 25일 17시 39분


아우디 ‘후각팀’으로 불리는 냄새관리팀이 차량 인테리어에 쓰이는 부품에서 나는 화학냄새를 조사, 분석하고 있다. 사진제공 아우디코리아
아우디 ‘후각팀’으로 불리는 냄새관리팀이 차량 인테리어에 쓰이는 부품에서 나는 화학냄새를 조사, 분석하고 있다. 사진제공 아우디코리아
새로 뽑은 차 안에서 머리가 지끈거리거나 메스꺼운 증세가 나타난다면?

요즘 심심찮게 거론되는 소위 ‘신차(新車)증후군’일 가능성이 높다.

이는 새집에 입주했을 때 나타나는 새집증후군처럼 새 차에서도 간혹 유발되는 호흡기 질환이나 피부 알레르기, 두통 등을 뜻한다. 자동차 내장재에 사용되는 화학 소재, 접착제나 페인트에서 발생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원인이다.

단순히 바깥의 탁한 매연이나 주행시 나타나는 멀미 증상 때문으로 여겨지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신차증후군은 자동차 업체들이 개선을 위해 오랫동안 연구해 온 대상. 어린아이처럼 피부나 호흡기가 민감한 탑승자에게는 성가신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볼보의 경우 새 차에서 나는 특유의 화학냄새를 줄이기 위해 ‘냄새 테스트 팀’을 운영한다. 실험실 안에 수백 종류의 내장재를 각각 2시간 이상 놓아 두고 여기서 나는 화학냄새를 맡아보도록 하는 것이다. 냄새뿐 아니라 시트, 직물제품, 손잡이 등 피부와 접촉하는 부분이 유발하는 각종 알레르기 반응도 제거 대상이다.

포드는 아메리칸 월넛이라고 불리는 목재를 인테리어 재료로 적용했다. 기존의 니켈보다 알레르기 반응을 줄일 수 있는 사탄 니켈을 사용한 것도 특징. 푸조407에는 숯 성분이 포함된 분진정화기능 필터가 장착돼 미세 먼지나 오염 가스 분자를 걸러준다. 폴크스바겐 투아렉은 4-Zone 클리매트로닉(climatronic)을 적용해 좌석 4곳에서 별도로 온도 및 공기 조절을 할 수 있게 했다.

사브 9-5는 냄새와 가스 제거에 효과적인 목탄을 필터에 부착해 실내 공기조절 수준을 높였다. 볼보는 천연식물 재료를 이용해 무두질한 가죽과 공해를 유발하지 않는 수성페인트 등을 쓴다. 현대자동차 고객서비스팀 이광표 차장은 “기술이 좋아지면서 신차증후군에 대한 불만도 줄어드는 추세”라며 “차를 산 직후에는 독한 방향제 사용을 삼가고 일정 기간 주행시 유리창을 열어놓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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