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유가에 차량 기름 도둑 기승

  • 입력 2004년 10월 1일 18시 41분


고유가 현상이 지속되면서 자동차의 연료를 훔쳐가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주차 중인 트럭 등을 대상으로 상습적으로 연료를 훔친 혐의로 1일 이모씨(29·택배차량 운전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씨는 이날 오전 1시경 대구 불로중학교 앞에 주차 중인 대구 모 운수회사 소속 화물차의 연료 주입구를 열고 속칭 ‘자바라’로 불리는 액체흡입기를 이용해 20L가량의 경유를 훔치는 등 지난달부터 7차례에 걸쳐 174L(17만원 상당)의 경유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생활 형편이 어려운 데다 유류값이 너무 올라 훔친 연료를 내가 모는 승합차에 사용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추석 연휴 기간에 경북 구미시 상모동의 한 아파트 부근에 주차 중인 승용차 3대의 연료탱크 아랫부분을 예리한 흉기로 구멍을 낸 뒤 휘발유를 빼내 간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 운전자인 황모씨(52)는 “출근하려다 승용차 시동이 걸리지 않아 확인해 보니 연료탱크에 구멍이 나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기름값이 치솟으면서 승용차의 연료를 훔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면서 “절도범이 범행 때 연료를 약간 남겨둘 경우엔 운전자가 도난당한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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