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합산과세 이상은 좋은데… 현실은 “글쎄요”

  • 입력 2004년 9월 12일 18시 06분


정부가 내년부터 주택에 물리는 재산세와 종합토지세를 하나로 합쳐 시가를 기준으로 부과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현실적으로 세금을 부과할 때 상당한 어려움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합산과세가 ‘이상(理想)’이라는 점은 인정한다.

한국부동산연구원 구동회 연구위원도 “지금처럼 주택에 대해 ‘건물 따로, 토지 따로’ 세금을 내는 분리과세보다는 합산과세가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합산과세를 시행할 수 있는 ‘현실(現實)’은 첩첩산중이라는 지적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집값’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기 위해서는 정부가 시세가 반영된 주택가격을 전체적으로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

아파트에 대해서는 그나마 국세청이 매년 기준시가를 발표하고 있지만 단독주택의 경우 시가 파악이 전혀 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벌써부터 일각에서는 ‘단독주택은 무슨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나’ 하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심재홍 세무사는 “단독주택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다세대주택도 시가 파악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국적으로 모든 단독주택과 다세대주택에 대해 시가를 파악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인중개사인 이기홍씨도 “단독주택은 거래량 자체가 적어 시가를 파악하는 데 근본적인 어려움이 있다”며 “아파트와는 달리 단독주택은 종류가 천차만별이어서 어떤 주택에 대해 거래가 이뤄졌더라도 그 가격으로 다른 주택의 시가를 유추할 수 없다는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난점을 고려해 아파트에 대해서만 합산과세를 할 경우 또 다른 차원에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기 때문에 정부는 단독주택에 대해서도 합산과세를 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도 단독주택 시가 파악이 어렵다는 점은 인정한다. 재정경제부 부동산실무기획단 김기태 부단장은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재산세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합산과세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말했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