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당 빚 3000만원 육박…가계빚 458兆 사상최대

  • 입력 2004년 9월 7일 1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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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당 빚이 평균 3000만원에 육박하면서 가계가 진 빚이 사상 처음으로 458조원을 넘어섰다.

이 같은 가계부채 총액은 정부의 올해 일반회계예산 118조여원의 4배 가까운 규모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04년 2·4분기(4∼6월) 가계신용 동향’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458조166억원으로 3개월 만에 7조5614억원(1.7%) 증가했다. 1년 전에 비해서는 18조9298억원(4.3%) 늘어났다. 이는 올해 1·4분기(1∼3월) 가계신용 증가폭(2조8877억원)보다 훨씬 큰 것이다.

가계신용은 가계대출과 소비자들의 외상구매(판매신용)를 합한 것으로 △2000년 말 267조원 △2001년 말 342조원 △2002년 말 439조원 △2003년 말 448조원 등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가계신용 잔액을 전체 가구 수(작년 11월 기준)로 나눈 가구당 부채는 2994만원으로 3월 말에 비해 49만원 늘어났다.

가구당 부채도 △2002년 말 2915만원 △2003년 말 2926만원으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가계신용 가운데 가계대출은 433조7593억원으로 3월 말에 비해 1.9%(8조708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신용카드사와 할부금융사, 백화점 자동차 등 판매회사를 통한 외상구매(판매신용) 잔액은 24조2573억원으로 2.1%(5094억원) 감소해 소비 위축을 반영했다. 1·4분기 외상구매 잔액은 1조8625억원 감소했다.

가계대출의 경우 주택담보대출 중심으로 2·4분기에 6조3253억원 늘었으며 단위농수협과 상호저축은행 등을 통한 가계대출도 3조3242억원 증가했다.

한은 김주식 금융통계팀장은 “은행 대출이 많이 늘었지만 이것을 소비회복의 징후로 보기는 힘들다”며 “특히 대출조건이 불리한 서민금융회사의 대출이 큰 폭 늘어난 것은 가계의 대출 여력이 떨어졌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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