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빌라’…부유층 10~70가구 규모 ‘멤버십 타운’붐

  • 입력 2004년 8월 4일 18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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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의 ‘불안 심리’를 줄이기 위해 프라이버시를 최대한 보장하는 부동산 상품들이 서울 강남과 경기 성남시 분당, 용인 등지에 잇달아 분양되고 있다.

내부에 밀실 또는 비밀금고를 만들어 주거나 ‘회원제 주택’을 지어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살도록 하는 형태가 많다. 대부분 10∼70가구 정도의 소규모로 지어진다.

돈은 있지만 부유층의 소비를 못마땅해 하는 분위기 때문에 돈을 쓰기 꺼리고, 그렇다고 마땅한 해외투자나 대체투자처도 찾지 못하고 있는 상류층이 주요 고객들이다.

▽‘멤버’들만 오세요=서울 서초구 교대역 인근에는 프라이빗 오피스 ‘포제스’가 분양 중이다. 공식 업무 외에 개인 재테크 같은 사적 업무, 외부인의 눈에 띄지 않는 ‘조용한 접대’를 이따금씩 해야 하는 사람들이 주 고객이다.

‘사무실’이지만 양탄자가 깔리고 이탈리아제 가구와 책상, 침대, 홈 바가 설치되며 주인만 아는 위치에 벽을 뚫어 강철금고를 만들어 준다. 사무실까지 왕진서비스를 해 주는 병원과 변호사 사무실도 입점할 예정. 15층 건물 중 개인 사무실이 들어서는 개별층은 사무실 주인을 제외하고는 모두 출입이 제한된다. 42평형이며 평당 가격은 1600만원 선.

경기 용인시 죽전동에는 ‘네트워크 빌리지’를 표방하는 공동주택 ‘웰리드’가 분양에 들어간다. 75가구 79평형이며 분양가는 최고 18억원 선.

별도의 관리 전문회사가 주기적으로 입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골프나 재테크, 자녀 과외, 레저 관련 동호회를 엮어 주는 것이 특징. 시공사인 영조주택측은 “뜻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산다는 데 고객들이 많은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용인시 삼가동에는 이수건설이 커뮤니티 주택을 표방하는 ‘브라운스톤’ 46가구를 분양한다. 2만1000평을 하나의 ‘공동 거주구역’으로 만들었다. 일반 아파트 단지와 달리 내부의 자연연못, 퍼팅그린, 커뮤니티홀 등은 입주민만 출입이 가능하도록 보안시스템을 구축할 예정. 76평형과 88평형으로 최고 18억원 선이다.

이 밖에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 구미동 등지에도 ‘타운 하우스’라 불리는 공동주택이 건립되고 있다. 주택끼리 벽을 낮게 하거나 붙여 정원이나 주차장, 헬스클럽, 바비큐장 등 부대시설을 공유하는 형태다.

▽몰래 마케팅=‘포제스’ 시행사 유성하우젠의 한종훈 대표는 “자기 돈 쓰는 데 눈치 보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에 ‘노출된 상품’에 대해서는 선뜻 투자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며 “개별 정보를 활용해 우편물 발송이나 대면 접촉에 나서며, 모델하우스도 예약손님에게만 공개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골프회원권, 자동차, 아파트 시세조사 등을 통해 확보한 8000여명 선의 ‘VIP리스트’가 이들의 기본 판촉자료. 이 외에 주요 은행 ‘프라이빗 뱅킹’ 서비스를 받고 있는 고객들을 상대로 하는 그룹 설명회도 이용한다.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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