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사람 원합니다]<6>건설· 조선 ·중공업

  • 입력 2004년 7월 7일 17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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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현장소장은 중소기업 사장과 비슷합니다.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을 책임지고 해결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신입사원 선발 때도 이런 점을 고려합니다.”(삼성물산 건설사업부문 박창언 상무) “조선업은 아무리 큰 어려움이 닥쳐도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적극적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놀 때는 열심히 놀고 일할 때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면 만점이죠.”(현대중공업 인사팀 김한섭 차장)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억제정책 때문에 건설 분야 신입사원 채용은 다소 줄어들겠지만 조선·중공업 부문은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조선·중공업은 업종 특성상 생산현장을 중시하기 때문에 강한 의지와 체력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 서울이 아닌 지방이나 해외에서 근무할 생각도 해야 한다.

▽얼마나 뽑나=온라인 취업정보회사인 인크루트(www.incruit.com)가 하반기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32개 건설회사 가운데 11개 회사가 채용계획을 확정했다.

선발 예정인원은 674명으로 작년 하반기보다 13.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건설 신입사원들이 집단토론을 벌이고 있다. 신입사원을 선발할 때 집단토의를 포함한 면접시험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는 추세다. 사진제공 대우건설

회사별로는 △삼성물산 150명 △LG건설 80∼100명 △대림건설 100명 등이다.

그러나 호황을 누리고 있는 조선·중공업 분야는 작년 하반기보다 11% 늘어난 323명을 뽑을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조선부문 180명, 건설부문 20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건설·조선·중공업 회사들은 연구기술 및 설계, 생산관리 분야가 중시되기 때문에 건축 토목 기계 전기 조경 등 이공계 기술인력 비중이 70∼80%로 높은 편이다.

영업 및 일반사무직은 상경 법정계열을 선호하는 편이다. 학과 제한을 두지 않는 회사도 적지 않아 꼼꼼히 챙겨보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연봉은 대졸 신입사원 기준으로 2400만∼2700만원 수준.

▽어떤 사람을 선호하나=다른 업종과 달리 현장 중심의 일이 많기 때문에 조직 친화력이 중시된다. 아파트를 짓거나 거대한 선박을 건조하는 것은 능력 있는 소수의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의 땀과 노력이 합해져 결실을 이루기 때문이다.

삼성물산 박 상무는 “건설업은 협동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친화력이 필요하다”며 “영화나 정보기술(IT)산업처럼 개인의 창의력과 독특한 재능이 중시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온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창업정신을 중시한다. 이 같은 문화가 신입사원 선발 때도 그대로 배어나온다.

현대중공업 김 차장은 “다른 사람에 비해 영어실력이 조금 처져도 ‘무슨 일이라도 맡겨주면 해낼 수 있다’는 적극성과 의지력을 보여주면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조금 다르다. 부드럽고 인간적인 면을 중시하는 것과 동시에 희생정신을 중요시한다.

대우건설 인사팀 서영근 부장은 “옛 대우그룹이 내세운 가치는 창조 도전 희생정신이었고 회사가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친 지난 3, 4년은 희생정신이 절대적으로 요구됐다”며 “새로 들어온 사람에게 희생을 요구할 수는 없지만 여전히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면접이 중요하다=채용 절차는 서류전형과 면접 2회가 주를 이룬다.

자기소개서는 추진력을 발휘하고 조직의 일원으로 활동해온 사례 위주로 정리하는 것이 유리하다. 현장 중심의 일이 많은 업종 특성을 고려할 때 힘든 일을 ‘뚝심’을 갖고 이겨낸 경험이 있다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1차 면접에서는 전공지식을 주로 점검한다.

“조선 해양 플랜트업종에서 중장비기계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아는 대로 설명하세요.”(이공계 지원자)

“회사원의 법적 지위와 근로자의 신분에 대해 설명하세요.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이 한국 조선업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요.”(사무직 지원자)

2차 면접은 인성과 품성을 주로 점검한다. 현대중공업은 특이하게 저녁때 술자리에서 인성을 테스트한다.

현대중공업 김 차장은 “술을 권하고 받는 자세와 대화 내용, 노래방에서 노는 모습 등을 보면 지원자가 조선업에 맞는지를 금방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업은 현장근로자와 협동하고 때로는 싸워가며 성과를 만들어가는 인화(人和)가 중요한데 그러한 자질은 술자리에서 금방 드러난다는 것.

▽기타 취업에 유리한 조건=대학 재학 시절 인턴 과정을 거쳤으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꼭 대기업이 아니더라도 상관없다. 입사 경쟁률이 높은 만큼 실무 경험을 통해 전문지식을 조금이라도 쌓았으면 도움이 된다.

이런 면에서 이공계 졸업생들은 건축 토목 기계 전기 조경 등의 분야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선 중공업 분야 생산직에 관심 있다면 각 회사의 기술교육원(직업훈련) 과정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기술교육원에서 교육을 받는 성적 우수자에 한해 입사 기회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 조선 중공업 관련사 채용계획
회사모집 인원채용 시기
대림산업100명 내외 10월
대우건설미정(지난해 100명)9월 중 계획 수립
삼성물산(건설)약 150명 9∼10월
LG건설80∼100명9∼10월
현대건설미정(지난해 100명) 10월
삼성중공업200명9월 초순
동부건설 50명 내외10월
코오롱건설30명 미정
현대중공업미정(지난해 100명)10월 중순
한진중공업50명9월 초순
자료:각 회사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삼성물산 입사 한승민씨 “인턴으로 현장 누볐죠”

“대학 2, 3학년 여름방학 시절 인턴 경험이 큰 도움이 됐어요. 배웠던 것과 현장은 많이 달랐어요.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을 직접 경험함으로써 각오를 다질 수 있었고 면접 때도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삼성물산(건설부문) 기술직 신입사원으로 선발돼 현재 신입사원 연수를 받고 있는 한승민씨(25·사진).

이화여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한씨는 입사를 준비할 때 가장 도움이 됐던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서슴없이 인턴 경험을 꼽았다.

그는 “대기업 건설회사에서 인턴을 하기는 쉽지 않다”며 “큰 회사만 고집하지 말고 소규모 건축사무소라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도면 하나를 복사하더라도 그것을 통해 배우거나 느끼는 게 적지 않다는 것.

“고등학교 2학년 자율학습 시간에 TV로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를 봤습니다. 그때 내가 두 다리를 뻗고 쉴 수 있는 그런 안전한 건축물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건설회사 기술직은 전문지식이 요구되기 때문에 학과 공부에 충실했다. 또 필요한 과목을 충실하게 수강했다는 사실을 자기소개서에서 강조했다.

그는 지원하기 1개월 전부터 삼성물산에 대해 조사했다. 진행 중인 공사가 무엇인지, 기업의 특성은 어떤지, 신기술을 도입한 것이 있는지, 주력사업은 무엇인지 등을 꼼꼼하게 체크했다. 면접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삼성물산 면접시험은 임원 면접, 프레젠테이션 면접, 집단토론 등 세 가지로 구성된다.

집단토론과 관련해 한씨는 “주한미군 철수 등 시사 문제에 대해 그 내용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것에 대해 자신의 분명한 의견을 표현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충분히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용기기자 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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