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조 3000억…씀씀이 줄며 개인 ‘쌓아둔 돈’ 5년만에 최고

  • 입력 2004년 6월 24일 1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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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들이 돈이 생겨도 소비하지 않고 금융기관에 넣어두면서 개인부문 자금잉여액이 5년 만에 최고 수준을 보였다.

또 개인부문 부채규모는 485조5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국민 한 사람이 금융기관에 지고 있는 부채가 1007만원이라는 얘기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금순환동향’에 따르면 올해 1·4분기(1∼3월) 중 개인들이 금융기관에서 빌린 자금조달액은 5조1000억원으로 전분기의 13조원에 비해 60.8%(7조9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집값이 하락 조짐을 보이면서 개인들이 은행에서 주택관련 대출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인들이 은행에서 빌린 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2·4분기(4∼6월) 9조3000억원에서 3·4분기(7∼9월) 9조1000억원, 4·4분기(10∼12월) 8조5000억원, 올해 1·4분기 5조8000억원으로 급감하고 있다.

또 1·4분기 중 개인부문의 자금운용 규모는 17조4000억원으로 전분기의 21조8000억원에 비해 4조4000억원가량 줄었다.

이에 따라 자금운용액에서 자금조달액을 뺀 자금잉여액은 전분기의 8조9000억원에서 12조3000억원으로 늘었다. 이는 1999년 1·4분기의 16조2000억원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

기업부문에서는 내수경기 침체로 중소기업들의 자금 부족이 심화돼 자금부족액이 15조7000억원으로 2000년 1·4분기의 16조2000억원 이후 4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김영헌(金泳憲) 한은 자금순환반 과장은 “개인의 자금운용 규모가 다소 줄어든 것은 개인들이 돈이 생기면 우선적으로 빚을 갚고 있기 때문이며 기업부문 자금부족액이 커져 내수관련 중소기업들이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한편 개인부문의 부채총액은 485조5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0.6% 증가했다. 이에 따라 1·4분기 중 자금순환표에 따른 가구당 부채는 3174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자금잉여액:개인들이 금융기관에 맡기거나 유가증권에 투자해 운용하는 자금운용액에서 금융기관에서 빌린 자금조달액을 뺀 것. 개인이 금융기관에 맡긴 자금운용액이 커지거나 개인의 금융기관 대출이 줄면 자금잉여액이 증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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