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억∼5억이면 코스닥기업 인수

  • 입력 2004년 6월 24일 1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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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코스닥 등록기업의 주가 약세가 장기화되면서 경영권 매매가 활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금융감독원과 코스닥시장에 따르면 올해 들어 23일까지 최대주주가 바뀐 기업은 모두 142개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84개사)보다 70%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또 이를 월평균으로 보면 23.7개사로 지난해(17.3개사)보다 36%가 증가한 것이다.

월별로는 1월에 13개사로 작년 월평균을 밑돌았으나 이후 급증해 △2월 29개사 △3월 31개사 △4월 21개사 △5월 27개사 △6월(23일 현재) 21개사로 각각 집계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코스닥 시장의 침체가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주가지수가 지난해 7월 이후 하락세를 보이면서 경영권 매매가 크게 늘어난 게 이를 뒷받침한다. 4억∼5억원 정도의 현금으로 경영권 매매가 이뤄지는 사례도 잇따를 정도다.

이달 22일 통신장비 제조업체 한아시스템을 사들인 박인숙씨는 인수비용으로 4억원을 썼다고 공시했다. 또 지난달 실리콘테크를 인수한 제일정보기술(대표이사 안기남)도 인수비용이 4억원을 밑돌았다.

여기에 올 7월부터 코스닥 등록기업의 퇴출 기준이 ‘시가가 액면가의 30% 이하일 때’에서 ‘40% 이하일 때’로 강화되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또 최근에는 비등록기업이 등록기업을 인수해서 코스닥에 나서는 ‘우회 등록’에 대한 허용기준이 대폭 강화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돈 것도 원인으로 지적됐다.

박동명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부 과장은 “이 같은 과정에서 일반 주주의 이익은 완전히 무시된 채 헐값으로 경영권이 매매되는 사례도 있다”며 “이에 대한 보완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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