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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6월 21일 1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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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분야는 고객 사회 등 5개 평가 분야 가운데 가중치가 35%(금융 통신 서비스는 41%)로 가장 높아 이 분야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것이 존경받는 기업이 되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주주 분야의 상위 5개 기업 가운데 3곳이 은행이라는 사실.
이는 은행 등 금융권이 다른 산업보다 지배구조가 투명하고 윤리 경영을 위한 제도를 비교적 잘 갖추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주주 분야에서 국민은행은 총점 85.27점(100점 만점)을 얻어 이 분야 상위 30개 기업 평균치(75.52점)보다 10점 가까이 높았다.
국민은행이 주주 분야에서 탁월한 성적을 올린 것은 ‘주주가치 극대화’라는 전략 아래 투명경영과 지배구조 개선 등을 직접 실천하고 있기 때문.
‘장사꾼 은행장’이라는 별명이 붙은 김정태(金正泰) 행장이 2001년 말 정부의 하이닉스반도체 추가 지원을 공개적으로 거부한 일화는 국민은행의 주주 우선 경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국민은행은 2001년 11월 주택은행과 통합한 뒤 국내 금융기관으로는 처음으로 국제회계기준에 의한 자산 건전성 분류기준을 도입했다.
또 연간 평균 494차례의 투자설명회(IR)를 열어 투자자에게 경영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한다. ‘존경받는 30대 기업’의 연간 평균 IR 횟수가 178회임을 감안하면 거의 3배에 가까운 실적이다.
김 행장이 통합 이후 끊임없이 조직에 혁신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것도 높이 평가됐다. 김 행장은 보수적인 경영 풍토를 바꾸기 위해 인사권을 사업본부장에게 대폭 넘겨주는 한편 40대 외부 전문가를 부행장으로 과감히 기용했다.
공인회계사 출신인 윤종규 부행장, ‘미스터 워크아웃’으로 불리는 기업구조조정 전문가인 이성규 부행장 등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직원윤리교육도 연평균 32회 실시해 존경받는 30대 기업의 평균(14회)보다 월등히 많다.
국민은행 신화영 준법감시팀 차장은 “교육 횟수가 많을 뿐만 아니라 실제 사례 위주로 윤리교육을 하고 있어 성과가 높다”고 말했다.
한편 주주 분야에서 80.33점을 얻어 2위를 차지한 부산은행은 사내 윤리강령을 외부에 공개하고 있다. 준법 여부를 감시하는 시스템도 잘 갖추고 있다.
또 사외이사들만의 회의를 연 5.3회 개최해 ‘존경받는 30대 한국기업’의 평균(연 3.4회)보다 높았다.
외국인 지분이 60%에 육박하는 삼성전자는 자산수익률(ROA), 매출액영업이익률 등 경영 관련 성과 지표가 3년 연속 우수해 3위(80.25점)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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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은행 - 전기 전자가 쌍두마차
‘전기 전자는 약진, 섬유 의류와 종이 목재는 퇴보.’
동아일보사와 한국IBM BCS가 공동 선정한 ‘존경받는 30대 한국기업’의 업종별 분포는 산업별 경쟁력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줬다.
기업경영의 기본인 이익창출 능력 없이는 직원 고객 사회 등 다른 이해관계자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만만치 않음을 암시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30대 기업은 업종별로 삼성SDI와 삼성전자 LG전자 등 전기 전자가 6개사(해당업종 조사 참여 기업의 55%)로 가장 많고 은행 증권이 5개사(50%)로 뒤를 이었다.
반면 101개 조사 참여 기업 가운데 섬유 의류와 종이 목재, 비금속광물 분야의 9개 업체는 한 곳도 30대 기업에 끼지 못했다.
30대 기업에서 업종별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은행은 총점 77.37점(100점 만점)에 이직률이 0.2%로 주요 업종 중 가장 낮았고 직원 1인당 복리후생금액(2046만6000원)도 가장 많았다.
30대 기업의 평균 이직률은 5.2%, 1인당 평균 복리후생금액은 771만3000원이었다.
그러나 직원 보상프로그램과 노동법규 준수, 고객만족도 등에서 점수가 낮아 이 분야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구은행(6위) 부산은행(9위) 등 지방은행이 국민은행(16위) 등 시중은행보다 선전한 것도 주목할 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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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섭(金一燮) 이화여대 경영부총장은 금융기관의 선전에 대해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과 경영혁신 노력이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30대 기업 가운데 전기 전자업종이 두각을 나타낸 것은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경제를 이끌어 온 정보기술(IT)업의 위상을 웅변해 주고 있다는 평.
전기 전자업종은 76.92점으로 재무건전성과 신제품 특허 취득, 연구개발(R&D) 투자 등 대부분의 평가 분야에서 골고루 좋은 점수를 받았다.
전력 가스업종은 이번 조사에 참여한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 등 2개사 모두 30대 기업으로 선정되는 개가를 올렸다.
한전은 전력산업에서, 한국가스공사는 액화천연가스(LNG) 도매에서 독점적 지위를 바탕으로 뛰어난 재무실적을 올렸고 사회공헌과 환경보호 활동도 적극적으로 펼쳤다.
이원재기자 w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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