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접대비 지갑 얇아졌다

  • 입력 2004년 6월 20일 1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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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대비 실명제와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접대비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자산 2조원 이상 12월 결산 상장법인 61개 중 올해 1·4분기(1∼3월) 보고서에 접대비 현황을 밝힌 기업은 모두 39개사. 이 가운데 27개사(69%)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접대비 규모가 감소했다.

이에 따라 39개사 전체의 이번 분기 접대비는 작년 동기 대비 17% 줄어든 222억4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접대비를 30% 이상 축소한 기업은 모두 10개사. 특히 LG건설(―83.8%) 대림산업(―69.7%) 대우건설(―52.6%) 현대산업개발(―36.7%) 등 건설업체들의 씀씀이 감소율이 두드러졌다. 작년 10월 이후 건설 관련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들 업체의 수주 영업활동이 대폭 위축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반면 접대비를 공개한 9개 금융기관 중에서는 전북은행(7.3%) 기업은행(3.5%) 등 5곳이 조금이나마 그 규모를 늘렸다.

삼성전자 등 삼성계열사와 SK텔레콤, KT, 국민은행, 한국전력 등 대표적인 국내 대기업들은 판매관리비 외의 구체적인 접대비 지출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다.

‘지갑’ 관리에 들어간 것은 코스닥 등록기업들도 마찬가지.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 100개사 중 1·4분기 접대비를 공개한 85개사의 경우 씀씀이를 줄인 기업(47개사)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들 기업의 총접대비는 52억3200만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60억4000만원보다 13.4% 감소했다.

접대비 금액이 상대적으로 큰 기업일수록 그 규모를 줄이려고 애쓴 흔적이 보인다. 작년 동기 1억원 이상의 접대비를 쓴 24개 기업 중 70%가 접대비를 삭감한 것. 이들 기업의 접대비 총액 감소율은 19.5%(37억8200만원→30억4500만원)로 전체 기업의 감소율보다 그 폭이 컸다.

건설업체들의 접대비 감소 현황
건설사2003년 1분기2004년 1분기감소율(%)
LG건설14억2100만원2억3000만원83.8
대림산업8억2611만원2억4967만원69.7
대우건설4억119만원1억9024만원52.6
현대산업개발3억8097만원2억4120만원36.7
현대건설1억9542만원1억7938만원8.2
자료:각 업체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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