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대형할인점 ‘24시 영업’에 영세상 집단반발

  • 입력 2004년 6월 17일 23시 21분


대전지역 대형 할인마트가 앞 다퉈 ‘24시간 영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소상인들은 항의시위와 불매운동까지 벌이겠다는 입장이다.

▽24시간 쇼핑시대 선언=대전지역에서는 홈플러스 둔산점이 ‘고객 서비스 확대’를 표방하며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24시간 영업을 시작했다. 이마트가 4월 가세했고 16일 월마트가 동참했다.

여기에 여타 대형 할인마트도 영업시간을 오후 11시까지에서 다음날 오전 2시까지 3시간가량 늘리고 있는 형편이다. 대형 할인마트들의 24시간 영업은 그다지 영업 이익이 크지 않아 출혈 경쟁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지만 경쟁이 치열해 어느 누구도 그만두기 어려운 형편이다. 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영업을 3시간 연장한 대전의 한 할인마트의 경우 하루 매출이 2000만원 늘어난 반면 비용은 2500만원이 추가로 소요되고 있다.

▽영세 유통업체들의 반발=소상인과 슈퍼마켓연합회 회원, 재래상인 등이 참여하고 있는 대전경실련 동네경제살리기추진협의회는 “대전의 경우 대형 유통점이 17곳이나 되고 영업시간 연장 경쟁까지 벌어져 영세 유통업체는 모두 문을 닫을 판”이라며 이달 말이나 내달 초 대규모 시위를 대전시청이나 할인마트 앞에서 벌이기로 했다.

이 단체 김주홍 사무처장은 “대형 유통점의 24시간 영업은 지역의 풀뿌리 경제를 고사시키려는 대자본의 횡포”라며 “계속 강행할 경우 불매운동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전시 관계자는 “산업자원부에 질의했으나 규제할만한 법률이 없고 그 때문에 하위규정인 조례도 만들 수 없는 형편”이라며 “일단 대형 할인마트를 찾아가 지역 상인들의 요구사항을 전했다”고 말했다.

동네경제살리기추진협의회 신동호 전문위원(한남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은 “대형 유통점의 영업시간 제한은 법률이나 규정 보다는 사회적 합의로 푸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