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 캐나다 “연금이 불안해”

  • 입력 2004년 6월 14일 17시 37분


코멘트
고령화와 평균 수명 연장 등에 따른 연금 고갈 우려가 미국 캐나다 등에서도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특히 연금의 주식투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태에서 증시 약세는 위기감을 부추기고 있다.

최근 캐나다 공인회계사협회(CGAA)의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확정급여형(받을 연금액이 정해져 있는 형태) 연금제도를 실시하는 캐나다 기업의 60%는 약속한 연금을 줄 돈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보충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은 2003년 말 현재 1600억캐나다달러(약 136조원)에 이른다.

연금 고갈 위기에 처한 기업 비율은 그나마 전년도 67%보다는 낮아진 수치. 작년 기업들의 투자수익률이 14%에 이른 덕분이다.

보고서는 “수급자들이 받는 연금은 앞으로 크게 깎일 수 있으며 재원 확보에 실패한 연금 프로그램은 파산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또 연금 부담이 기업들의 재무상태를 악화시키고 주가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주요기업 연금투자 배분(단위:%)
회사주식채권기타
제너럴모터스493120
IBM64.232.82.9
포드 69.628.81.6
제너럴일렉트릭672013
보잉55387
AT&T68239
씨티그룹542620
뱅크 오브 아메리카69310
자료:밀리만USA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최근 미국의 기업연금과 관련해 “과거 증시 침체기에 나타났던 연금 위기 불안감이 다시 찾아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환경이 고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쪽으로 바뀌고 있는데도 연금에 대해서는 이를 기대하는 거품이 남아있다는 것.

연금조사기관인 밀리만USA에 따르면 100대 연금 기업 중 메릴린치와 버크셔 헤더웨이, 메트라이프 등 3개사만이 연간 기대수익률을 7% 이하로 잡았다. 전체 평균은 8.55%로 향후 예상되는 장기 주식투자 수익률(5∼7%)보다 높았다.

미국 남녀의 평균 수명이 연금프로젝트에서 산정된 것보다 길어진 점, 향후 증시 상승세가 과거보다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 등도 우려감을 높이는 근거다. 미국의 연금 포트폴리오는 한국과 달리 50% 이상 주식으로 짜인 경우가 많다.

일부 기업이 예상수익을 얻기 위해 무리하게 위험한 투자에 나서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