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車시장 잡아라”…GM-현대車등 “수십억달러 투자”

  • 입력 2004년 6월 8일 19시 09분


중국 중앙정부가 대표적 과열업종인 자동차산업을 진정시키기 위해 애쓰는 것과는 달리 제너럴모터스(GM)와 현대자동차 등 외국 제조업체들은 중국에서의 생산 및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투자 전쟁=세계 최대업체인 GM은 향후 3년간 중국 현지법인에 30억달러(약 3조5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연간 생산대수를 현재의 2배가 넘는 130만대로 늘려 중국 내 1위 업체인 폴크스바겐을 추월한다는 전략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8일 보도했다.

필 머토 GM 중국현지법인 사장은 “중국 자동차시장은 2011년 약 1000만대 규모로 커질 것”이라며 “연간 130만대를 생산해도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낙관론에는 중국이 세계 1, 2위 시장인 미국과 일본을 곧 제칠 것이라는 기대가 깔려 있다.

현대자동차도 2010년까지 100만대를 판매해 중국 내 시장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최근 쏘나타 생산능력을 확충하기 위해 중국 현지 자동차업체와 합작을 마무리했다.

후발주자에 속하는 이탈리아의 페라리와 미국의 포드, 독일 다임러크라이슬러도 중국 시장 진입을 서두르고 있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은 2009년이 되면 외국 업체들의 자동차 생산대수는 연간 700만대에 이를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냉각에 주력=중국 중앙정부는 자동차산업에 대한 투자와 대출 요건을 크게 강화했다. 6월 들어 자동차 제조공장을 120개 정도로 줄이는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중국의 규제조치로 올해 1·4분기(1∼3월)에 12만2000대를 팔았던 GM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최근 몇 주일간 대출을 통한 판매대수는 전체의 4∼5%대로 올해 초 20%대와 비교할 때 뚝 떨어졌다.

소비자들도 생산이 늘어나고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 자동차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보고 구매를 늦추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다.

그러나 외국 제조업체들은 중국 정부가 자동차산업을 계속 위축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자동차산업의 일자리 1개는 연관 산업의 일자리 7개를 창출하고 자동차 구매가 경제성장을 자극하는 주요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이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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