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분배보다는 성장이 우선"

  • 입력 2004년 5월 16일 15시 44분


이헌재(李憲宰)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6일 "현 단계에서는 투자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 중요한 만큼 경제 정책 기조를 '분배'보다는 '성장'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이날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 총회가 열리고 있는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가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탄핵 정국에서 벗어난 노무현(盧武鉉)대통령의 향후 경제정책 기조는 현재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 추진되고 있는 정부 정책 대부분은 지난해 말이나 올해 초에 만들어진 로드맵에 따른 것"이라며 "새로운 변화가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언은 노 대통령이 15일 '국민에게 드리는 말씀'이라는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개혁'을 강조한 것과는 다소 상반되는 내용이어서 두 사람 사이에 경제 정책에 대한 시각차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부총리는 또 출자총액규제에 대해서는 "출자가 인수 및 합병(M&A)이나 기업 확장을 위한 것이 아니라 실질 투자 활동이라면 장애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해서는 "실무선의 검토가 끝났고, 노동부와 의견차가 거의 없다"며 "다만 노동시장 유연성이라는 대전제를 지키면서 추진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유가급등에 대해서는 "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압력을 금리 인상으로 해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박승(朴昇) 한국은행 총재도 15일 기자 간담회에서 "유가 급등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보다는 정부의 관련 대책으로 해결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힌 만큼 당분간 유가 급등에 따른 금리 인상은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서귀포=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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