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ADB총회 외국전문가“한국 국보급 자산 헐값 매각 안돼”

  • 입력 2004년 5월 14일 18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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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한국의 날’ 세미나. 이 자리에서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은 선진 시장경제를 최우선적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귀포=연합
14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한국의 날’ 세미나. 이 자리에서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은 선진 시장경제를 최우선적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귀포=연합
이헌재(李憲宰)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4일 “한국의 개혁 방향은 선진 시장경제를 최우선적으로 구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이날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 총회 ‘한국의 날’ 세미나 기조연설에서 “효율성과 투명성 및 책임성을 담보할 수 있는 경제 체제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또 “정부의 역할은 시장 참여자들의 자유로운 공정성을 확보하면서도 저소득층을 위한 사회 안전망과 교육 기회 균등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15일 정식 개막되는 ADB 연차총회에 앞서 ‘한국 및 아시아에서의 역동적, 지속가능한 성장’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세미나에는 국내외 경제 전문가 400여명이 참석해 향후 한국경제에 대한 전망과 분석을 내놓았다.

스탠리 피셔 씨티그룹 부회장은 세미나에서 “한국이 ‘국보급’ 자산을 단기 자본에 헐값에 매각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한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개방 정책의 궤도 수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국은 단기자본에는 너무나 쉽게 저평가된 주식을 넘기면서도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외국인 직접 투자는 유치하지 않았다”며 “이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외자 유치에 힘을 쏟는 중국과 대조적인 점”이라고 꼬집었다.

미국 버클리캘리포니아대 베리 아이켄그린 교수는 “1990년대 말 아시아 외환위기 경험을 통해 금융위기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역내 국가간 통화, 금융 협력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특히 예측 불가능한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즉각 대응할 수 있는 금융자원의 확보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도쿄대 이토 다카토시 교수도 “아시아의 풍부한 자금이 역내에 재투자되도록 역내 국가간 금융 규제와 감독의 조화, 역내 청산 결제 제도 구축 등을 우선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승(朴昇)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ADB 제주 총회의 소식지인 ‘ADB 제주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올 하반기 이후 기업의 투자와 소비가 조금씩 회복되면 잠재성장률(5.5%) 수준의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귀포=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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