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증시 전망 “약세장 진입” vs “바닥에 근접”

  • 입력 2004년 5월 10일 18시 13분


중국 쇼크에 이어 고유가, 미국의 금리 조기 인상설 등 대외 악재가 잇따르자 한국 증시가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들이 집중 매도에 나선 가운데 이를 대체할 투자자가 없어서 주가는 당분간 약세를 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국내외 증시여건이 좋아지지 않으면 외국인투자자의 매도는 계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23일 936.06으로 연중 최고치를 찍은 지 10일(거래일 기준) 만에 145포인트 이상 떨어진 종합주가지수가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으로 대다수 증시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다만 일부 증시전문가들은 주가가 ‘저점의 9분 능선에 와 있다’며 투매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바닥은 750대 중반=한국 증시가 약세장에 진입했다는 의견이 대세다. 대신경제연구소 김영익 투자전략실장은 “통계청의 경기선행지표 등을 볼 때 주가가 연중 고점에 이른 상태에서 잇따른 대외 악재가 겹쳐 주가 폭락을 불러왔다”고 분석하고 “단기적으로 주가 폭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 있겠지만 주가의 하락세는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리먼브러더스증권 윤용철 상무는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감이 큰 데다 외국인과 국내 기관 등이 보유 주식 비중을 줄이려는 분위기”라며 “주가가 단기적으로 750∼780까지 하락한 뒤 당분간 이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계 투자은행 JP모건 임지원 이사는 “각종 변수를 고려할 때 한국 주가는 700∼900선을 오가는 변동성이 큰 장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래에셋증권 박만순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주가 상승의 시작이 지난해 10월이었고 당시 주가가 750선이었다”며 “최악의 경우라도 이 선을 밑도는 수준으로 내려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반등시점은 6월 말 이후=주가의 반등시점은 올해 1·4분기(1∼3월)보다 좋은 성적이 기대되는 2·4분기(4∼6월) 기업실적이 윤곽을 드러내는 6월 말 이후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굿모닝신한증권 홍성태 투자분석부장은 “주가가 더 나빠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현재로선 주가를 상승시킬 뚜렷한 호재도 없다”며 “2·4분기 기업 실적 추정치가 나올 6월 말 이후부터 주가 반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신경제연구소 김 실장도 “3·4분기(7∼9월)쯤에는 중국 쇼크에서 벗어나고 이후 일본 및 유럽 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 증가와 내수 경기 회복 본격화 등이 기대된다”며 “이를 반영한 주가 반등도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우리증권 신성호 리서치센터장은 “현재와 같은 증시 상황에서 저점 매수를 노리려는 투자자라면 한꺼번에 사지 말고 시간차를 두고 분할 매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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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박 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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