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生인수 정관로비用 한화 33억 채권 매입”

  • 입력 2004년 5월 7일 1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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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이 2002년 대한생명 인수를 앞두고 정관계 로비 목적으로 33억원 상당의 채권을 매입했다는 한화 핵심 관계자의 진술이 검찰 수사 기록 및 재판을 통해 공개됐다.

이 같은 진술은 한화에서 불법 정치자금 10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의원에 대해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이현승·李炫昇) 심리로 열린 속행 공판에서 나왔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김연배(金然培 한화증권 부회장) 당시 한화 구조조정본부장은 “2002년 8월 중순 대한생명 인수와 관련해 정관계 로비 목적으로 33억원어치의 5년 만기 국민주택채권을 매입하도록 실무진에 지시한 사실이 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씨는 “채권 33억원은 평소 관리했던 김승연(金升淵) 회장의 개인자금으로 구입했다”며 “33억원 가운데 10억원은 김 회장을 통해 서 의원에게 전달됐으며 나머지 23억원은 김 회장이 친구들에게 빌려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당시 매입한 총 채권 규모가 얼마인가”라는 변호인 신문에 “33억원과 대선 전 여야 캠프에 제공한 50억원 등을 합해 총 8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채권 매입 등에 쓰인 자금은 모두 내 선에서 집행됐으며 김 회장에게는 사후에 보고했다”고 말했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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