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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6일 19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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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불과 2년 만에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졸업한 대우조선의 고위 관계자가 전한 이 회사 경영진의 요즘 고민이다.
대우조선은 작년 254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고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선 수주잔량도 17척이나 돼 경영지표는 업계 최고다. 하지만 이 같은 성적은 ‘한여름 밤의 꿈’으로 끝날 수도 있다는 게 회사측 우려다.
결국 대우조선은 미래를 위해 해외로 조선소를 옮겨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루마니아 및 동남아에 조선소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각고의 노력 끝에 워크아웃을 졸업했지만 불안한 미래에 또다시 쫓기는 기업이 늘고 있다.
6일 본보가 보도한 워크아웃 기업 현황에 따르면 워크아웃 대상기업 83곳 중 49곳이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하지만 졸업한 기업 가운데 이자보상배율이 1 이하여서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기업이 17곳이나 됐다. 그만큼 기업 환경이 나쁘다는 얘기다.
산업은행은 6일 국내 제조업체가 설비 및 연구개발 투자 등 미래성장 기반 마련에 여전히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의 반기업 정서, 강성노조, 이념 갈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이처럼 외환위기가 한국경제에 던졌던 숙제인 기업구조조정이 올해로 마무리될 전망이지만 더 큰 위기가 기업을 덮치고 있다는 판단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윤순봉(尹淳奉) 부사장은 한국이 ‘마(魔)의 1만달러 수렁’에 빠져 있다고 진단한다.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에 접어들면 대부분의 국가는 ‘도약과 후퇴’의 갈림길에서 평균 11년을 우왕좌왕했다는 게 윤 부사장의 설명이다.
워크아웃을 졸업한 대우조선이 한국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게 2만달러 도약의 해법이라는 생각이다.
배극인 경제부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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