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성공 ‘커리어 컨설팅’ 한번 받아봐?

  • 입력 2004년 5월 5일 17시 55분


커리어 컨설턴트인 김현민씨(오른쪽)가 대졸 구직자와 취업전략에 대해 상담하고 있다. 사진제공 스카우트
커리어 컨설턴트인 김현민씨(오른쪽)가 대졸 구직자와 취업전략에 대해 상담하고 있다. 사진제공 스카우트
《“취업 컨설팅을 받지 않았다면 아직도 백수로 지내고 있을 거예요. 남들과 차별화된 경쟁요소를 찾아내 부각시키고 반면 약점을 보완한 것이 효과를 봤습니다.” 지난해 10월 중외제약에 입사한 이동호씨(29)는 ‘커리어 컨설팅’을 받고 취업에 성공했다. 지금처럼 취업하기 어려울 때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커리어 컨설팅은 운동선수가 코치의 지도에 따라 훈련을 받는 것처럼 전문가로부터 취업과 경력관리에 관한 조언을 받는 서비스. 다른 사람의 시각에서 보면 자신이 잘 알지 못하는 장·단점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 경영상 어려움에 처했을 때 비싼 수수료를 내고서라도 컨설팅회사를 찾아 해법을 찾는 것과 유사하다. 현재 스카우트, 인크루트, 리헥트해리슨 등 많은 채용회사가 커리어 컨설팅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나를 잘 팔아야 한다=대학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한 후 미국 유학을 다녀온 고진원씨(28)는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작년 말 외국기업 인턴사원 모집에 응시했다. 자기표현도 잘 하고 무엇보다 마케팅에 대한 지식이 많아 면접 때 능력을 충분히 설명했다. 면접관인 외국기업 대표는 ‘엑설런트(Excellent)’를 연발했다. 고씨는 합격을 자신했지만 결과는 낙방이었다.

고씨는 왜 떨어졌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고민 끝에 커리어 컨설팅회사를 찾아 상담을 받았다. 자신의 면접경험을 설명했더니 ‘다른 응시자와 달리 영어로 어려운 전공이론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해서 탈락했다’는 진단 결과가 나왔다. 기업은 전공이론을 잘 아는 것보다 실제 영업현장에서 물건을 팔 수 있는 인재를 선호한다는 것.

해답은 다양한 분야에서 영업에 필요한 경험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해 다른 사람과 차별화해야 한다는 것으로 모아졌다. 예를 들면 학창시절 외국 유제품회사에서 홍보 아르바이트를 할 때 부모가 아닌 아이들을 상대로 영업해서 부모들의 관심도를 높였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

고씨는 3개월가량 컨설팅을 받은 후 올해 초 이런 점을 강조하는 내용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작성해 D그룹의 영업사원 공채에 지원했다. 그는 컨설팅을 받은 대로 면접에서 자신감과 패기를 강조하는 것과 동시에 다양한 마케팅 경험을 갖고 있어 영업에 적합한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결과는 성공.

고씨는 “취업활동을 위해서는 철저한 자기분석이 필요하고 그에 따라 ‘나’라는 상품을 팔기 위한 방법을 개발한다면 취업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숨겨진 잠재력을 찾아낸다=안성섭씨(28)는 취업이 잘 되지 않는 학과를 졸업했다. 학점도 별로 좋지 않고 자격증도 없었다. 그는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어느 회사에 가야하는지 판단하기 어려워 커리어 컨설팅을 받았다. 그는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때까지 미국에서 살았으며 유통 분야에서 일을 하고 싶은데 별로 자신이 없었다.

컨설턴트는 상담을 진행하면서 안씨의 장점 3가지를 발견했다. 첫째, 월드컵 당시 외국인 기자를 안내하는 일을 할 정도로 영어회화를 잘 했다. 둘째, 학교 영어회화 동아리 발표회에서 가장 많은 관객을 모으는 등 리더십을 갖췄다. 셋째, 일본을 여행할 때 거대한 배에 실리는 컨테이너를 보고 유통에 관심을 가졌다는 점이다.

안씨는 이 내용을 이력서에 압축하면서 유통업에 관심 있는 젊은 인재라는 점을 강조했다.

컨설턴트는 여러 회사의 채용공고를 검색한 끝에 안씨에게 적합한 외국계 유통회사를 찾아냈다. 안씨는 면접에서 그 회사의 직무에 가장 적합한 사람임을 설명하는 데 주력했다. 상당수 지원자가 미국에서 살다 와 영어실력이 큰 무기가 되지는 않았지만 유통업에 대한 관심과 적극성을 높게 평가받아 합격했다.

▽서비스 제공 회사는=스카우트(www.scout.co.kr)는 커리어 컨설팅 프로그램을 개발해 이달부터 본격적인 서비스에 들어갔다. 이 서비스는 1 대 1로 이뤄지며 구직자의 적성과 능력을 분석해 지원 가능한 회사 선정부터 이력서 작성, 모의면접, 채용지원까지 하는 것이다.

인크루트(www.incruit.com)는 작년 7월 경력개발연구소를 개설해 30명의 컨설턴트를 양성하고 있다. 컨설턴트는 올 하반기부터 현업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 밖에 리헥트해리슨(www.lhh.co.kr)은 구직자와 경력사원, 임원을 대상으로 취업 및 전직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있다.

스카우트 김현섭 사장은 “지금까지는 커리어 컨설팅 서비스의 수수료가 비싸 구직자의 부담이 컸다”며 “서비스 가격이 점점 낮아지면서 이를 찾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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