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情과 선물]현장에서/선물? DM보면 해답 보여요

  • 입력 2004년 5월 3일 16시 50분


백화점이 손님을 끌어 모으기 위한 판촉 방식 중 DM이라는 것이 있다. DM은 직접마케팅(Direct Marketing)의 약어로 고객에게 직접 배달되는 광고 우편물. 백화점들은 백화점카드 가입자들 중 우수 고객 위주로 명절, 세일, 가정의 달 등 수요가 많은 시점에 집중적으로 보낸다.

각 층 상품전을 소개하는 영업DM, 뜯어가면 할인해주는 할인쿠폰형, 각종 시설 할인권이 들어있는 베너피트 DM 등 종류도 다양하다. 올 가정의 달도 주요 백화점은 40만∼90여만부씩을 4월 말 일제히 배달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보낸 18쪽짜리 소책자형 DM을 보면 사은행사로 시작해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심지어 올해 처음 시행되는 부부의 날(5월 21일)까지 각각 1, 2페이지씩 상품들이 소개되고 있다.

DM에 실릴 수 있는 상품수가 한정돼 있기 때문에 바이어들이 자기 상품을 DM에 올리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이번에 안 넣어주면 매출 떨어져 난 죽는다’는 읍소형, ‘안 넣어주면 앞으로 협조 안 하겠다’는 협박형, ‘이 제품은 반드시 뜬다’며 설득하는 논리형까지 로비도 다양하다.

그러나 결국 DM에 실리는 것은 소비자들의 수요에 맞춰 가장 효과를 많이 볼 수 있는 상품들.

지난해까지만 해도 DM의 어린이날 선물 소개 비중은 의류와 완구가 1 대 1 정도였다.

그러나 실제 매출은 6 대 1 정도로 의류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자연스레 올 DM에는 의류가 늘고 완구가 줄어 7 대 2 정도의 비율로 소개됐다.

또 눈에 띄는 것은 어버이날 선물. 지난해까지는 전통적 효도선물로 알려진 의류와 정육 등 일명 보신세트가 눈에 많이 띄었으나 올해는 대부분 사라지고 화장품, 패션 모자 등이 눈에 많이 띈다.

어버이날 선물로 화장품이 인기를 끈 것은 최근 일. 특히 남성용 화장품은 지난해부터 찾는 고객이 급속히 늘었다.

남성화장품 브랜드 ‘아라미스’는 아예 아버지를 위한 화장품 선물 세트를 내놓기도 했다. 식품도 예전의 수삼과 정육세트는 사라지고 대신 올리브 오일, 유기농 커피, 클로렐라 세트, 비타민 세트가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이처럼 집으로 배달되는 DM 한 부에서도 소비 트렌드와 시대상을 읽을 수 있다. 독자들도 DM을 유심히 살펴보면 올 어버이날 선물로 무엇을 해드릴지 아이디어가 떠오를 것 같다.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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