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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2일 17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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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중국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긴축정책의 필요성’을 시사한 후 전세계 증시가 ‘중국 쇼크’로 심하게 휘청거렸다. 국내 증시에선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까지 겹치면서 ‘셀 코리아’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이들이 최근 나흘 연속 순매도한 금액은 무려 1조8000억원대에 이른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중 1000선 돌파가 어려운 것 아니냐’는 비관적인 전망도 일부 나오고 있다. 당장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높아질 5월 장세가 걱정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증시전문가들은 ‘차이나 쇼크’에 따른 투매는 ‘과민반응’이고 외국인들의 매도는 차익실현으로 ‘셀 코리아’는 아니라고 강조한다. 오히려 하락폭이 클수록 ‘싼 값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라고 권한다.
▽‘차이나 쇼크’는 없다=원 총리의 발언은 이미 예견된 내용인데다 중국 경제 긴축이 국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이 과열경기 조절에 나서면서 올해 성장률이 지난해에 비해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은 이미 시장에 알려진 뉴스”라고 말했다.
LG투자증권 박윤수 리서치센터장도 “중국 경기 침체에 따른 영향은 일부 원자재 및 자본재 중심 업종에 국한될 뿐이며 수출시장이 다변화된 대다수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외국인이 지난달 29∼30일 이틀 동안 1조4000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연초 이후 누적 순매수분의 10% 수준에 불과하고, 펀드 내에서 자금 이탈 움직임도 없다”며 “외국인투자자의 움직임을 ‘셀 코리아’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원 총리의 발표 자체에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삼성증권 임춘수 리서치센터장은 “현 상황에서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을 점치기에는 호재와 악재가 뒤섞여 있다”며 “최근 나타난 증시 움직임은 과민반응”이라고 평가했다.
▽증시 조만간 안정 되찾을 것=최근의 주가 움직임이 계속될 것인가에 대해선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조만간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악재가 주가에 충분히 반영된 데다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을 노린 투자 세력이 증시로 되돌아올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동원증권 강성모 투자전략팀장은 “주가 하락폭이 큰 우량종목 중심으로 외국인들의 ‘바겐세일 헌팅’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정태욱 리서치센터장은 “세계 경기 상승세에 편승한 한국 증시의 재도약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또 주가가 추가로 떨어지더라도 820∼850선에서 지지선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했다. 4월30일 종가(862.84)와 비교할 때 추가하락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5월에는 경기 방어업종에 주목하라=많은 증권전문가들은 5월 중 종합주가지수는 큰 폭의 등락 없이 지루한 ‘게걸음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정 리서치센터장은 “눈에 띄는 주가 반등 재료가 별로 없어 5월 중 종합지수는 820∼870선 사이에서 엎치락뒤치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주가움직임은 정보기술(IT)업체들의 2·4분기(4∼6월) 실적전망이 확인되는 6월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5월에는 금융 통신 에너지 등 경기방어업종과 실적 호전이 예상되는 IT우량종목 중심으로 투자대상을 좁히는 게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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