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비조트(비즈니스+리조트)’로 거듭난다

  • 입력 2004년 4월 28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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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의 리조트호텔을 지향하는 W호텔, 초특급 호텔 체인 파크하얏트 등 외국계 최고급 호텔의 서울 상륙이 다가오면서 기존 특급 호텔들이 필사적인 변신에 나서고 있다. 서울의 비즈니스호텔들은 리조트호텔로 변신하기 위한 개보수 작업이 한창이며 내국인 손님을 끌기 위한 패키지 상품들도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호텔업계는 지난해 상반기 이라크전쟁과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으로 비즈니스 성수기인 5월에도 객실 점유율이 50% 이하로 떨어지는 등 최악의 불황을 맞았다. 반면 당시 일본 호텔들은 내국인 손님이 많아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에 따라 국내 호텔업계도 해외 비즈니스맨뿐 아니라 내국인 가족 손님을 끌어들이기 위해 리조트 개념을 강화하는 등 변신에 나선 것.

▽‘비조트’로 변신=신라호텔은 ‘비즈니스’와 ‘리조트’를 결합한 ‘비조트’라는 단어를 새로운 컨셉트로 삼았다.

주중의 비즈니스호텔에 놀거리, 볼거리,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문화 리조트’ 개념을 도입한 것이다. 신라호텔은 이를 위해 내달부터 식음료 업장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에 착수한다. 기존 식당 등에 최신 기술과 엔터테인먼트, 패션 요소를 혼합해 단순히 먹는 식당이 아니라 문화의 장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

국내 최고(最古)의 호텔인 웨스틴조선은 ‘집밖의 집(홈 어웨이 홈)’을 목표로 객실을 재단장하고 있다. 객실에 데스크톱 컴퓨터, 복사기 겸용 팩스, 휴대전화 등을 놓아 사무실과 휴식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하며 신형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도 배치하고 있다.

중구 소공동의 롯데호텔서울은 최근 전면적인 개보수 공사를 통해 객실을 바꿨으며 식음료 매장들도 현대적인 감각으로 개편하고 있다. 잠실 롯데호텔도 가족형 리조트호텔로 거듭나기 위해 개보수가 한창. 현재 22개인 패밀리 타입(싱글, 더블침대로 구성) 객실을 68개로 늘릴 예정이다.

▽내국인을 잡아라=올봄 주요 호텔들은 ‘웰빙’ ‘피트니스’ 등의 이름을 붙인 내국인 대상 패키지 상품을 줄줄이 내놨다. 지금까지 비즈니스호텔의 비수기인 여름과 겨울에 내국인용 패키지를 내놓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사시사철 내국인을 모시기 위한 것.

현재 서울 시내 호텔들은 외국인 손님 비중이 90∼95% 정도인데 앞으로는 국내 손님을 20%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주5일 근무제가 확산되고 도심 속에서 여유로운 휴가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도 한몫을 하고 있다.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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