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멋]‘순하고 부드럽게’…알코올 도수 21도 소주시대 개막

  • 입력 2004년 4월 5일 17시 40분


알코올 21도 소주 시대가 열렸다.

부드럽고 순한 소주에 대한 애호가가 늘면서 알코올 도수를 기존의 22도에서 1도 낮춘 새 제품이 속속 선을 보이고 있다.

진로는 2월 18일 주력 제품인 ‘참진이슬로’의 알코올 도수를 21도로 낮춘 리뉴얼 제품을 내놓았다. 진로는 2001년 2월에도 23도에서 22도로 내린 참이슬을 시장에 내놓은 바 있다.

진로측은 “참이슬의 리뉴얼을 위해 지난해부터 전국 시장을 대상으로 소비자 선호도를 조사해 왔다”며 “조사 결과 소비자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알코올 도수는 20도로 나타났으나 기존 제품과의 적정선인 21도에서 소비자의 욕구를 맞추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진로는 21도짜리 참이슬을 내놓은 것을 계기로 탤런트 김태희를 새 모델로 선정하는 등 광고 및 마케팅 활동을 더욱 적극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이에 질세라 두산도 21도 경쟁에 가세했다.

자사 주력제품인 ‘산소주’의 알코올 도수를 1도 내린 21도로 맞추고 상표 디자인을 개선한 제품을 2월 23일부터 시장에 내놓았다. 또 김태희에 맞서 배우 손예진을 모델로 기용해 활발한 홍보를 벌이고 있다.

성재철 두산 주류BG 부사장은 “소비자들의 전반적인 저도주 선호 추세와 소주의 선택 기준 가운데 가장 중요한 속성이 ‘부드러운 맛’이라는 소비자 조사 결과에 따라 알코올 도수를 1도 낮추게 됐다”고 말했다.

두산은 2001년 1월 수도권 소주시장에서 처음으로 알코올 도수를 22도로 낮춘 산소주를 내놓아 저도(低度) 알코올 소주 바람을 주도했다.

이에 앞서 무학 ‘화이트’, 대선 ‘시원’, 하이트의 ‘하이트 21’ 등 지방 업체의 소주들은 이미 2000년부터 알코올 21도로 맞춰져 이 부문에서는 ‘선구자’로 꼽힌다. 하지만 연고지를 중심으로 판매된 데다 시장 점유율이 낮아 전국적으로 알려지지 못했다.

초창기 소주시장의 주역은 알코올 도수 35도의 증류식 소주. 1965년부터 30도짜리 희석식 소주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후 73년 25도짜리 소주가 판매됐으며 외환위기 직후인 99년 23도짜리로 ‘세대 교체’가 이뤄졌다.

소비자의 입맛은 더욱 부드러운 것을 찾기 시작해 2001년 22도짜리 소주가 대중화됐고 올해 초 21도로 한층 낮아졌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각종 조사결과에 비춰볼 때 소주의 알코올 도수가 앞으로 더욱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차지완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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