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사실상 지주회사인 SK(주) 중심으로 개편

  • 입력 2004년 3월 16일 15시 47분


SK그룹이 사실상의 지주회사인 SK㈜를 중심으로 재편된다.

SK㈜는 계열사 관리와 그룹 홍보기능을 맡고 최태원 회장은 SK㈜ 대표이사 회장 자격으로 그룹을 총괄하는 구도다.

SK그룹은 앞으로 계열사의 독립경영을 추진하되 그룹의 브랜드와 문화를 공유하는 형태를 유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16일 SK그룹에 따르면 SK그룹은 작년 6월 최태원 회장 구속을 계기로 그룹 구조조정본부를 없애면서 자회사 관리는 SK㈜ 투자회사관리실로, 홍보기능은 SK텔레콤 산하 기업문화실로 옮겼다.

SK텔레콤은 15일 인사에서 이노종 기업문화실장을 SK아카데미(연수원) 원장으로 발령냈다. 대신 SK㈜ 홍보팀을 확대 개편해 SK텔레콤 기업문화실이 맡던 그룹 홍보기능을 넘기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SK㈜는 원래의 에너지·화학 사업에 자회사 관리 및 그룹 홍보기능이 강화돼 실질적인 지주회사 역할을 맡게 됐다.

이는 SK㈜가 SK텔레콤 네트웍스, 해운, 엔론, 제약, SKC 등 SK 계열사의 대주주여서 주주권리 행사 차원에서 자회사를 관리한다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SK그룹은 또 이사회 중심의 계열사 독립경영을 해나가되 느슨한 형태의 네트워크 체제를 유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그룹의 핵심회사인 SK㈜와 SK텔레콤의 대표이사로 구성된 'SK경영협의회'를 구성해 전체적인 방향을 결정하기로 했다.

SK그룹 고위관계자는 "내년 주총에서 소버린과의 명분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기존의 그룹체제를 완전히 해체한다는 것이 최태원 회장의 의지"라며 "지주회사인 SK㈜를 중심으로 한 독립경영체제를 반드시 확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 계열사는 독자생존 능력이 의심받는 상황이어서 경영능력의 외부수혈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무작정 독립경영을 요구하는 것은 계열사의 주주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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